초반 시청자 놓쳐 시청률은 저조

‘신입사관 구해령’. /MBC 제공
퓨전 로맨스 사극과 주체적 여주인공이라는 트렌드를 정확히 겨냥한 시도는 좋았으나, 출발이 꼬이면서 시청자층을 확대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는 분위기이다.

7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8월 첫째 주(7월 29일∼8월 4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 집계에서 MBC TV 수목극 ‘신입사관 구해령’이 CPI 지수 220.6으로 9위에 올랐다. 전주보다 한 계단 오른 성적이다.

‘신입사관 구해령’은 전형적인 퓨전 로코(로맨스코미디) 사극이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보면 갖출 것은 다 갖췄다.

기존 질서를 거부하고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여주인공 구해령(신세경 분)은 조선의 첫 문제적 여자 사관으로 등장해 여성 시청자들 공감을 얻는다. 최근 똑부러지고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선호하는 시청자를 타깃으로 했다. 이와 함께 ‘꽃미모’를 자랑하는 청춘스타 차은우를 왕위 계승 서열 2위 도원대군 이자 숨은 연애 소설가인 이림으로 내세워 ‘비주얼’도 갖췄다. 아울러 여주인공보다 어리바리해 보이는 남주인공이 해령을 만나 점차 세상 밖으로 나가게 되고, 사랑하고 함께 성장한다는 서사 구조까지 곁들였다.

이렇듯 젊은 여성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는 고루 갖춘 덕분에, ‘신입사관 구해령’은 수목드라마 1위를 유지하며 선전한다.

그러나 시청률이 6∼7%대에 머무는 것을 보면 완전한 ‘성공’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게 사실이다.

우선 1∼4회 방송에서 일부 출연자의 연기력 논란이 불거지며 초반 시청자를 다수 놓쳤다. 첫 방송만 보고 볼지 말지 판단을 내려버리는 최근 시청자 성향을 고려하면 가장 뼈아픈 부분이다. 초중반에 들어서면서부터는 배우들의 연기와 합도 어느 정도 안정궤도에 올랐고 조연들이 탄탄하게 받친다. 그러나 좀 적응하자마자 다양한 이야기가 여러 트랙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바람에 중간 유입이 쉽지 않은 게 벽으로 작용한다.

이에 방송사는 몰아보기를 편성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온라인 클립이 누적 조회수 총 100만뷰(SMR 집계)를 넘긴 것과 비교하면 본방송 시청률은 아직 이에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