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희 성

그대, 알알이 고운 시 이삭 물고 와

잠결에 떨구고 가는 새벽

푸드덕

새 소리에 놀란 나뭇잎

이슬을 털고

빛무리에 싸여 눈뜬

내 이마 서늘하다

평생 궁구하며 시를 써온 시인은 이렇듯 어느 순간 새소리에 놀란 나뭇잎처럼, 이슬처럼 시가 찾아온다고 고백하고 있다. 기나긴 어둠의 끝을 밀며 열리는 새벽, 빛 무리에 싸여 시가 찾아온 것처럼 우리네 인생에서도 간절히 열망하고 기다리다 보면 어느 순간 그 바램의 끝을 물고 아름다운 성취의 순간이 찾아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이 시에 얹어놓고 있음을 본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