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참혹한 전쟁으로 1차 유대-로마 전쟁을 꼽습니다. AD 66∼70년 벌어진 끔찍한 전쟁으로 유대인들은 인구가 800만 명에서 400만 명으로 줄어듭니다. 그리스인과 유대소송에서 승리한 그리스인들이 유대인을 학살하는데도 로마는 개입하지 않습니다. 유대민심이 흔들리는 와중에 로마 총독 폴로루스가 성전에서 17달란트 금을 몰수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성전 모독 행위에 분노한 유대인들은 로마 수비대를 급습해 병사들을 살해합니다. 네로 황제는 유대를 공격하라고 명령합니다.

베스파시아누스 장군은 완강한 저항 때문에 수도 예루살렘만은 함락시킬 수 없습니다. 장군은 예루살렘 성을 포위하고 주민들이 굶주려 항복하기를 기다립니다. 2백만 명 이상의 유대인들이 몰살당한 상태입니다. 온 나라는 피로 물들었고 성벽 내부는 굶주림과 질병, 끝없이 발생하는 아사자로 항복하자는 측과 끝까지 저항하자는 측으로 나뉩니다.

예루살렘 지혜자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는 유대 민족이 살아남을 길은 협상을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확신합니다. 전염병에 걸린 시신이라고 기지를 발휘해 예루살렘 성문을 통과해 베스파시아누스 장군 막사로 찾아갑니다. 면담은 흔쾌히 이뤄집니다. 랍비 요하난 벤 자카이는 사령관의 눈을 잠시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나는 장군에게 로마 황제에게만 표하는 존경을 드립니다.” 당황한 장군이 손사래를 칩니다. “황제를 모독하는 그런 발언은 삼가시오.” 벤 자카이는 말합니다. “아니오. 당신은 반드시 로마의 황제가 될 것입니다.” 베스파시아누스 장군은 주위를 살핍니다. “그런 얘기는 그만둡시다. 나를 찾아온 목적이나 말해 보시오.”

“장군. 나에게는 작은 소원 한 가지가 있소.” “무엇이오?” “예루살렘은 궤멸 직전의 상황이오. 우리는 항복하고 성문을 열어 투항할 것이오. 그 대가로 작은 부탁이 하나 있소이다. 야브네 거리만은 파괴하지 말아 주시오. 방 한 칸의 교실이라도 좋으니 조그만 학교 하나만 그곳에 지어 주시오.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작은 학교만은 없애지 말기를 부탁하오” “그 정도는 충분히 들어줄 수 있소.”

대화를 나누는 도중 로마에서 파견한 전령이 헐레벌떡 막사로 뛰어들어옵니다. “황제가 돌아가셨습니다. 원로원에서 장군님을 차기 황제로 선출했습니다.” 베스파시아누스 장군은 큰 충격을 받습니다. 랍비의 통찰에 경의를 표하고 엄명을 내리지요. “작은 학교는 절대로 없애지 마라”(내일 편지에 계속)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조신영 인문고전독서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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