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를 즐기며 보내는 여름휴가를 북캉스라 부른다. 먼 장거리를 떠나거나 가까운 곳에서 휴양의 시간을 보내든지 책 한권이라도 옆에 끼고 출발해 보자는 독서 권장의 개념이다. 때로는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직장인이 알뜰 휴가를 보내기 위해 독서 삼매경에 빠져 시간을 보내는 것을 두고도 북캉스라 표현한다.

올여름도 국립중앙도서관이 ‘올여름 휴가철에 읽기 좋은 책 100권’을 추천하는 등 독서 권장을 바캉스와 연계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도서관에서 1박2일을 함께하는 독서 행사도 열어 피서철 독서문화 확산을 꾀하고 있다.

그러나 책 읽는 사람이 급격히 줄어든 요즘 북캉스가 얼마나 국민의 마음에 파고들지 궁금하다. 하지만 국민에게 책 읽기 등 독서 문화를 권장 혹은 확산시키는 운동은 해볼 만한 일이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자 지식을 얻는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피서지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을 가지는 것은 어쩌면 좋은 힐링의 방법이 될 수도 있다.

독서에 몰입하는 경지에 이르는 말로 독서 삼매경(三昧境)이라는 말이 있다. 원래 삼매경은 불교에서 나온 말로 산스크리트어로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한다”는 뜻의 한자 표현이라 한다. 삼매의 세 가지는 마음(心)과 눈(眼), 입(口)을 가르친다. 독서 삼매경이니 일상의 잡다한 생각을 버리고 오로지 책 읽는데 집중하는 것으로 해석하면 마땅하다.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는 다양하다. 지식을 얻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의미에서는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한 선택이다. 선각자들의 깨달음과 경험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독서의 가장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전국의 도서관 등 전문가가 추천한 ‘여름철 읽기 좋은 책’의 목록을 살펴보는 것도 복잡한 사회생활 속에 생활의 여유를 찾는 방법이 된다. 특히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날에 독서 삼매경에 들어갈 수 있다면 심신의 안정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본다. 또 방학을 맞은 어린 학생에게도 한 권의 책을 독파하도록 가르침을 줄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추억도 없다.

휴양과 독서를 겸한 북캉스에 빠져 들어보자.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