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나랏돈인데… 제 주머니 채운 공무원들
다 나랏돈인데… 제 주머니 채운 공무원들
  • 안찬규기자
  • 등록일 2019.07.31 20:33
  • 게재일 2019.08.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영천시 공무원, 본인·배우자·지인 이름 빌려 허위 등록
가짜농부 행세로 FTA 폐업지원금 1억6천여만원 타내
시도2호선 설계 용역 감독 업무 맡은 포항시 공무원은
전 시의원 관련업체에 공사 분할 발주… 혈세 4억 낭비

경북도 일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비리가 도를 넘어섰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한 농업인 피해를 보전하려고 지급되는 폐업지원금을 담당하는 영천시 공무원이 자신을 피해 농업인으로 둔갑시켜 1억6천만원을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초·중학교 동창이자 전 시의원의 청탁을 받은 포항시 간부공무원이 소속부서 공무원을 종용해 수억원의 특혜성 사업을 추진한 사실도 드러났다.

31일 감사원에 따르면 영천시 공무원 A씨는 2015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동사무소에서 ‘FTA 피해보전직불금과 폐업지원금’ 지급대상자 선정업무를 맡았다. A씨는 자신이 폐업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이 아닌데도 본인과 배우자, 지인 등을 농림사업정보시스템에 폐업지원금 지급 대상자로 허위 등록한 후 2016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 10회에 걸쳐 폐업지원금 등 총 1억5천827만원을 타냈다. 또 A씨는 같은 동 소속 통장에게도 이런 방식으로 폐업지원금 등 2천14만원을 받도록 도와주고 사례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받아 챙겼다.

A씨는 빼돌린 돈을 부동산 구입비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으며, 자신의 행각을 숨기려고 동사무소에 제출된 2015∼2016년도 폐업지원금 신청서, 지급 동의서 등 관련 서류 일체를 무단 파기했다. 영천시는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A씨 등이 부정수급한 1억7천841만원을 환수조치했다. 감사원은 영천시장에게 A씨를 중징계(파면)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특혜성 사업을 추진한 공무원도 덜미를 잡혔다.

포항시 공무원 B씨는 2015년 1월 1일부터 2016년 6월 30일까지 ‘시도2호선 확·포장공사’ 설계용역 감독업무를 수행했다. B씨는 공사 구간에 포함된 교량(장기교) 신축공사를 특정업체가 진행할 수 있도록 단일 공사를 분할 발주해 특혜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현행 지방계약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단일공사나 동일구조물 공사는 분할해 계약할 수 없게 돼 있다.

확인 결과 B씨는 2015년 10월께 당시 국장의 초·중학교 동창이자 전 시의원(제5대 보궐 및 제6대 의원)인 모 업체 부사장 C씨를 소개받았고, 교량 시공과 관련한 이 업체의 특허자료를 받았다. C씨의 사업을 ‘잘 도와줘라. 검토해봐라’는 국장의 지시를 들은 B씨는 다른 방법을 찾지 않고 설계용역업체 직원에게 C씨 업체의 특허와 관련한 사업이 진행되도록 추진했다.

이 특허가 적용된 장기교는 8억8천244만원의 공사비가 들었는데, 감사원이 공사비가 저렴한 철근콘크리트(PSC I형 거더 등)로 제작해 설치했을 경우의 공사비를 산출한 결과 4억4천500만원이 나왔다. 4억원가량의 혈세가 낭비된 셈이다. 감사원은 포항시장에게 B씨를 징계(경징계 이상) 처분하라고 통지했다.

이 밖에도 김천시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관내 미집행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면서 한 시의원이 본인 소유의 토지와 접한 도로개설을 시장 등에게 요구하자 예선에 반영해 개설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상주시는 2017년 지방보조금 심의위원으로 활동했던 한 축산업자 소유의 돼지사육시설 등을 매입하면서 영업손실보상대상에 포함할 수 없는 분뇨처리비 5억원을 영업손실보상액에 합산해 보상계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10일부터 같은 해 11월 6일까지 지방자치단체전환기취약분야특별점검을 벌였다.

이번 감사는 감사원이 최근 5년간 지방자치단체 행정의 고질적인 4대 취약분야(도시계획 및 인허가 분야, 계약 분야, 회계 분야, 인사 분야)를 점검했다.

특히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등 선출직 공무원과 관련된 권력형 비리 및 지방자치단체 공무원과 지방 토착세력 간 유착에 따른 비리를 중점적으로 살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안찬규기자님의 최신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