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질 개선 위해
1조 1천억원 들여 완공
내성천 녹조 창궐로 수문 개방
댐 기능 상실한 채 방치
평은면 이산면 주민들
수자원공사에 대책 마련 촉구

시험담수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바닥을 드러낸 영주 댐. /김세동기자
[영주] 1조 1천억 원을 들여 건립한 영주댐이 장기간 바닥을 드러내자 댐 주변 주민들이 수자원공사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평은면과 이산면 주민들은 “댐건설로 생긴 관광활성화의 부푼 꿈이 물 없이 방치되고 있는 댐으로 물거품이 됐다”며 “담수를 하지 못한 이유가 뭐냐”고 분개하고 있다.

영주댐은 내성천을 막아 2016년 12월 건립됐다.

낙동강에 많은 보가 만들어지면 수질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예상하고 수질악화를 완화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영주댐을 건설했다. 내성천의 맑은 물을 모아 낙동강으로 흘려보내겠다는 계산이었다.

준공된 지 7개월만인 2017년 7월 15∼16%의 시험 담수를 했다.

그러자 내성천에 녹조가 창궐하기 시작했고, 결국 물은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6급수(COD)로 전락했다.

결국 녹조 원인분석을 이유로 댐 시험담수를 중단시켜버렸다.

그 때 이후 현재까지 댐의 수문을 모두 열어 두고 있다. 사실상 댐으로서의 기능을 상실 한 채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댐에 물이 없자 영주시가 47억 원을 투입해 만든 오토캠핑장, 용천루 출렁다리, 영주댐 문화관광체험단지 수변공원, 선착장 등도 쓸모없게 됐다.

사정이 이러하자 댐 주변 주민들이 올해 5월 영주댐조기담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31일 현재까지 12회에 걸쳐 조기 담수에 대한 범시민 거리 서명운동을 전개, 1만4천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주민들은 ‘담수도 안할 댐 왜 만들었노?’, ‘우리 땅 돌려도’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댐 인근에 걸고 수자원공사 측에 항의하고 있다.

영주댐조기담수추진위원회 관계자는 “댐이 기능을 상실한데 따라 남부 하상권 개발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흉물로 전락한 댐을 바라볼 때마다 가슴만 타들어가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평은면에 사는 B(63) 씨는 “수자원공사 측이 아직 담수에 대한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담수와 시험 가동, 인허가 과정 등이 이뤄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일이 걸릴지 아득하기만 하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댐 담수를 둘러싸고 수자원공사 측과 환경단체가 맞서고 있는 주장에 대해 이해하지만 선의의 피해자는 댐 주변에 거주하는 평은면과 이산면 1천500여명의 주민들이다”며 “댐 건설에 의한 주변 환경변화, 토지 수몰에 따른 상실감, 댐 붕괴 위험성 주장 등이 주민들에게 큰 위협과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수자원공사 측은 “영주댐 수질 개선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용역 결과 1천억 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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