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영 승

우리 식구들 우연히 밖에서 만나면

서럽다

어머니를 보면, 형을 보면

밍키를 보면

서럽다

밖에서 보면

버스 간에서, 버스 정류장에서

병원에서, 경찰서에서….

연기 피어오르는

동네 쓰레기통 옆에서

‘가족’이라는 말보다 ‘식구’라는 말이 훨씬 절실한 혈육 애를 느끼게 해준다. 한솥밥을 같이 먹는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밖’이라는 시어에는 식구들이 먹고살기 위한 벌이가 이뤄지는 곳이란 뜻을 품고 있다. 밖에서 우연히 만나는 식구들에게서 살가운 정을 느낌과 동시에 알 수 없는 어떤 서러움이 차오른다는 시인의 말에 깊이 공감이 가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