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25개 상장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모두 44조87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6.9%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 주52시간근로제가 적용될 경우 추가 비용 부담이 3조 원에 달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중소기업연구원의 연구 분석 결과도 나왔다. ‘반기업 친노동’ 기류를 혁신하는 등 국가정책 방향의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시 한번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위한 특단의 정책을 과감히 펼쳐야 할 때다.

125개 상장사들은 올 상반기에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8.5%에 그쳤다. 이는 작년 동기의 13.59%보다 5.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1천 원어치를 팔아 85원의 이익을 거두었다는 얘기다. 매출액은 0.22% 증가에 머물렀다. 이 충격적인 결과는 반도체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반도체 경기 부진과 일본의 수출규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반도체 불확실성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중소기업도 심각한 상황이다. 국세청 국세통계를 보면 작년 법인세를 신고한 중소기업 63만8천281곳 가운데 37.6%가 당기순이익이 0원 이하였다. 1년간 고생해서 매출을 일으켰어도 순이익을 못 냈거나 적자를 봤다는 뜻이다. 이 비중 역시 전년(36.0%)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한-일 무역갈등까지 불거지면 2022년 한국의 실질 GDP가 3.3% 이상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소기업연구원 동향분석팀의 ‘7월 KOSBI 중소기업 동향’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 시 중소기업은 15만4천800명의 신규 고용을 해야 하고 이에 따라 연간 6조7천억 원의 추가 부담이 생길 것으로 봤다. 기업 입장에서 인건비 부담이 늘지만 기존 근로자는 월평균 33만 원의 임금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중소기업으로 보면 3조8천억 원의 임금이 감소하는 한편, 차액인 2조9천억 원이 중소기업들이 추가로 부담할 비용이라고 밝혔다.

유의할 점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OECD의 평균 70% 수준에 불과한 우리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대목이다. 현재의 위기상황에서 중소기업에 주52시간근로제나 주휴수당 강제 등은 산업생태계를 완전히 망가뜨릴 수 있는 악재로 작용할 게 불 보듯 뻔하다. 고용노동부가 처음으로 운영실태와 사업자 부담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는데,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노동자들을 무작정 희생시켜가면서 기업을 살리는 정책이 아닌 한 우리는 지금 생각을 바꿔야 한다. 우물쭈물하다가는 모두 다 수렁에 빠지고 만다.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자세로 경제정책 전반을 재정비해야 할 때다. 절체절명의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