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어플·오프라인 매장 등
20~30대 소비자 중심 확산
시간 단축·간편·접촉 최소화
유통업계 등 인건비 부담 덜어
무인시스템 갈수록 증가

#1. 30대 직장인 송모(포항시 남구 이동) 씨는 유명 배달어플 VIP 고객이다.

주말은 물론 평일 퇴근 후에도 간편하게 휴대전화 화면 터치 몇 번으로 음식을 주문해 끼니를 해결한다. 요리하기 귀찮다는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모바일로 계산을 마치고 나면 배달원으로부터 음식을 건네받기만 하면 돼 주문 과정에서의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어서다.

송씨는 “배달어플을 이용하면 절차가 간편하기도 하지만 심적으로 편안하다”며 “아무리 간단한 업무라도 사람을 대하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크다. 모바일로 직접 계산까지 하고 나면 별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2. 패스트푸드 매니아인 대학생 강지성(포항시 북구 죽도동) 씨는 일주일에 서너 번 중앙상가에 있는 롯데리아 매장에 간다. 집 근처에 같은 브랜드 매장이 있지만 무인주문기계 키오스크가 있는 이곳을 유독 찾는다고. 화면에서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결제까지 마치고 나면 5분 내로 주문한 음식이 나온다. 사람이 없어도 불편한 점은 없다. 오히려 반드시 점원을 통해 주문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이곳을 자주 찾는 이유다.

강씨는 “이전에는 주문을 잘못 알아들은 점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지만 기계를 이용하면서부터 대화나 소통으로 인한 불편함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점원과의 접촉을 최소화한 비(非)대면 형태의 거래가 지역 내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디지털 기기와 친숙하고 SNS를 통해 정보를 얻는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한 거래를 선호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배달의민족’과 같은 모바일 어플을 비롯해 커피전문점, 패스트푸드점, 주유소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대면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발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연말 이마트 포항이동점은 점원없이 운영되는 무인계산대를 들였고, 고객 반응이 좋아 최근 포항점에서도 같은 기계를 도입했다. 북구 두호동에는 무인 스터디카페까지 등장했다. 이처럼 비대면 주문결제가 가능한 곳에서는 직원을 통하지 않고도 주문부터 결제까지 셀프(self)로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비대면 거래 선호도는 통계상으로도 확인됐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가 2017년 발표한 ‘무인화 추세를 앞당기는 키오스크’ 보고서에 따르면 ‘키오스크가 직원보다 편리하다’는 응답이 74%로 집계됐다. ‘대기시간이 짧아서’(87%), ‘처리 시간이 짧아서’(60%), ‘직원과 대면하지 않을 수 있어서’(28%) 등이 이유로 꼽혔다. 특히 30대 이하 연령층은 87%가 기계를 더 편하게 느낀다고 응답했다.

비대면 소비문화는 유통업계에도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이 지난 2년간 비대면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요 가맹점 15곳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2017년 1월 67억원에서 지난 5월 359억원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이 중 20대 소비자가 전체의 28.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비대면 소비형태가 각광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유통업계는 정보통신 기술에 능통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효율성과 신속성을 추구하는 소비 패턴이 자리 잡으면서 비대면 형태의 무인 점포나 기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으로 무인주문기 등의 확산세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이마트 포항이동점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처럼 초기에는 셀프 결제방식을 생소해하는 손님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체 이용객의 30% 이상이 무인계산대를 사용하고 있다”며 “특히 주말처럼 번잡할 때에는 소량품목을 구입하려는 20∼30대 젊은 층이 주로 기기를 이용한다. 고객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어 매장 운영에도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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