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용 필터 색 변하고 냄새난다
최근 일부 아파트주민 잇단 신고
인근 초교선 급식 중단 사례까지
시 수질검사했지만 원인 못 찾아
이상 없다 발표에 불신감 표출도

포항지역에서도 수돗물 이상 신고가 잇따라 수도당국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25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에 포항시 남구 지역에서 수돗물 정수용 필터의 색이 변하고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집단으로 들어온데 이어 수돗물 이상으로 지역 학교의 급식에 차질이 빚어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특히 민원이 발생한 사례 가운데 문덕 소재 한 아파트에서만 총 5건의 수돗물 이상 신고가 접수돼 여름철 공중위생과 관련해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포항시 남구 주민 A씨(오천읍 문덕리)는 25일 “지난 6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남구 지역 수돗물에 이상이 있어 수도당국에 신고했다”고 본지에 제보했다. A씨는 “수돗물 정수기 필터의 색깔이 급속하게 변하고 수돗물로 씻은 팔뚝 등에 두드러기 증세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아파트 거주자인 A씨는 평소 정수기 필터 교체주기가 한달반 가량인데도 수돗물 이상 현상이 나타난 시기에는 필터를 교체한지 일주일만에 짙은 갈색으로 변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수돗물을 욕조에 한 시간 가량 받아둔 뒤 냄새를 맡아보았더니 비릿한 냄새가 났고, 화장실 변기 물에서도 붉은 곰팡이가 피는 것을 목격했다는 것. 그는 또 “수돗물이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고 욕조와 주방, 세면대 3곳에도 간이 필터를 설치해 사용한 결과 필터색이 급격히 변하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필터가 설치되지 않은 외부 화장실에서 샤워를 하자 팔뚝에 붉은 두드러기 현상이 생겨 약을 먹기도 했다고 전했다. A씨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745세대 8개동 규모로, A씨의 이웃 등 단지내 다른 거주자들 도 수돗물 이상을 느껴 신고를 했다.

같은 지역의 학교에서도 문제가 됐다. 지난 15일에는 인근의 모 초등학교에서 수돗물 이상으로 인한 급식 중단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인근의 한 고등학교에서는 같은 시기에 ‘상수도사업소 센서고장으로 석식을 제공할 수 없어 학생들을 조기하교시킨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학부모들에게 발송됐다.

주민들의 신고와 학교급식 중단 사태가 발생하자 포항시는 담당 공무원을 현장에 보내 조사하는 동시에 해당 정수장에 대한 수질검사도 실시했으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는 “정수장 수질검사 결과 수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해병대 전차부대에서 훈련을 하며 문제의 아파트 옆쪽으로 지나간 것으로 확인돼 관로가 오래된 상태에서 진동에 의해 내부 퇴적물이 일시에 올라왔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민원인들에게 통보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포항시의 발표를 믿을 수 없다”면서 “인천의 붉은 수돗물 파동에서 드러났듯이 정밀 검사를 통해 확실한 원인을 밝혀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수질검사 결과 문제가 없었고 (수돗물 이상)원인이 없다”며 “초등학교 점심 급식이 중단된 것을 보고받고 저수조를 비우고 새물로 갈아넣는 조치를 했고 이후 별다른 수돗물 이상은 신고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질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고, 당시 상수도 공사가 진행되거나 수계(물흐름) 변경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다각도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회신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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