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경북도·구미시, 6만t 규모 양극재공장 건설 등 협약
1천여명 고용창출 등 효과 기대… 문 대통령 “여건 조성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경북 구미 컨벤션센터인 구미코에서 ‘상생형 구미 일자리 투자 협약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장세용 구미시장, 문 대통령, 이철우 경북도지사, 김동의 한국노총 구미지부장. /연합뉴스

노사민정 사회적 대타협을 기반으로 한 구미형 일자리가 25일 첫발을 내디뎠다. 경상북도와 구미시, LG화학은 구미컨벤션센터(구미코)에서 상생형 구미일자리 투자협약식을 가졌다. 협약식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이철우 경북도지사, 장세용 구미시장, 신학철 LG화학 대표 이사, 백승주·장석춘·김현권 국회의원,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 지역 경제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협약식은 ‘경북도와 구미시의 참 좋은 변화, LG화학이 만드는 내일의 일자리’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이번 협약으로 LG화학은 구미 국가산업5단지 6만여㎡에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천억원을 투자해 이차전지 최첨단 양극재 6만t 규모의 공장을 건설한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LG화학측에 공장 용지 50년 무상임대와 지방투자촉진보조금 575억원(국비 150억원, 지방비 425억원), 세제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에 앞서 구미시 노사민정 대표는 노사분규 최소화, 지역 주민·업체와 상생, 기업사랑 운동 전개 등의 협약을 맺어 구미형 일자리 출범을 도왔다. 이번 투자로 직·간접적으로 1천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LG화학이 생산하게 될 양극재는 배터리의 4대 핵심 원재료(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 중 하나로 배터리 재료비의 약 4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원재료이다. 자동차용 전기배터리에 있어 양극재는 자동차가 한 번 충전으로 얼마나 달릴 수 있는지, 즉 주행거리와 출력을 결정짓는 핵심소재로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산업이다. 특히, 이번 협약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해 배터리 원재료의 국산화를 조속히 이뤄간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일본은 지난 4일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다음달 중순 한국을 우방국인 화이트 국가(백색 국가) 명단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이 경우 반도체에 이어 자동차와 정밀화학, 디스플레이 등 일본산 제품 의존도가 높은 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현재 양극재는 20%를 내부조달하고 나머지 80%는 일본과 중국 국내 협력업체에서 물량을 구매하고 있다”며 “신모델과 난도 및 부가가치가 높은 모델을 중심으로 자체 조달 비중을 35% 수준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협력업체까지 합치면 3∼4년 후에는 국내업체가 생산 공급하는 물량 비중이 50%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구미시도 배터리 원재료 국산화를 위한 산업정책을 강력하게 펼칠 계획이다. 구미공단에 이미 이차전지나 소재산업과 연관된 기업, 기반산업이 많아 큰 무리없이 국산화를 이끌 수 있다고 판단하고 구미 국가5단지를 ‘첨단 소재부품 국산화 클러스터’로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어려운 고용상황을 타개하는 지역 주도의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을 만들어 준 경북도, 구미시, LG화학 관계자들에게 축하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면서 “다양한 상생형 일자리가 발굴, 확산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구미 투자를 시작으로 핵심소재 내재화를 통한 국산화율 제고에 박차를 가해 전지 분야의 사업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협약 당사자인 LG화학을 비롯해 정부와 정치권, 지역 노동계, 지역민의 뜻이 하나로 뭉쳐 소중한 결실을 보았다”며 “이번 협약이 대기업의 국내외 이전에 따른 지역 산업경제 위기를 돌파하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상생형 구미일자리는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첨단 소재 분야 신기술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뿌리내리게 하고, 해외·수도권 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산업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대구·경북 지역의 도약을 이루는 일자리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미/김락현기자

    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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