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수 경

내 마음은 우연한 나의 자연

내 말은 우연한 나의 자연

고속도로 위에 새가 죽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새의 살을 들고 가서 누구도 삶지 않았다

우연히 죽은 새는 아무도 먹지 않네

살해당한 새만 먹을 수 있네

시인은 자신의 마을과 말이 우연한 자연이라고 말하고 있다. 고속도로 위에 죽은 새는 우연한 자연의 한 현상으로 우연히 죽은 것이라고 말하는 시인의 인식에는 우연에 대한 공포감이 스려있다. 우연에 대한 비극적 인식이 깊이 깔려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