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건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질병관리본부가 22일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했다. 장마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여름철 보건 위생관리 문제가 당면 최고 과제로 떠올랐다는 뜻이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닥치는 문제지만 보건위생 관리는 허술히 다룰 일이 아니라는 면에서 지금부터 감염병 관리가 중요한 고비를 맞는다고 보면 된다. 다른 모든 업무보다 보건위생 업무가 우선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보건당국은 최근 경남지역에서 일본뇌염 매개 모기인 작은빨간집 모기가 하루 평균 1천37마리, 전체의 71.2%가 채집됨에 따라 일본뇌염 경보를 발령한다고 발표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환자 발생은 없다고 한다. 국내에서 일본 뇌염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20건 정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발병률이 낮다고는 하지만 매년 되풀이되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일본뇌염 경보 발령은 여름철 위생 경계 강화의 첫 경보음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신고 된 환자 대부분이 40세 이상이어서 허·노약자의 위생관리가 관건이다. 일단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바깥에서 활동을 해야 할 경우 긴소매 옷을 입거나 모기 기피제 사용 등으로 모기에 물리는 것을 경계하고 생활화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일본뇌염은 99% 이상이 무증상 또는 열을 동반하는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급성뇌염으로 진행할 수가 있으며 특히 뇌염환자의 20∼30%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하니 일본뇌염을 가볍게 보아서는 절대 안 될 일이다. 어린아이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해야 하고 면역력이 떨어진 성인들도 감염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아 예방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

여름철 건강관리는 선진국처럼 이제 우리에게도 중요한 사회 이슈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비단 일본모기에 의한 뇌염뿐 아니라 음식물로 인한 전염병 등 각종 감염성 질환에 대비하는 제도가 이제는 선진국형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하게 여름철을 보내는 것은 국민적 여망인 동시에 국가의 중요한 건강과제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보건당국도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감염병 예방대책을 발표하고 국민 각자가 건강관리에 더 많은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태풍 다나스가 지나가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몰려오면서 한반도는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될 것이라 한다. 특히 기상당국은 경북 동해안과 대구 등지는 당분간 무더위로 열대야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더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각자의 준비가 필요한 때다. 따지고 보면 여름철은 수인성 감염병, 모기매체 감염병, 식품에 의한 감염병 등이 대부분이다.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와 함께 당국의 철저한 위생방역이 뒷받침된다면 건강한 여름철 지키기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다. 올해도 건강하고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위생당국과 개인 모두가 철저한 보건 정신으로 무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