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한 유치원 아이들간 갈등
“우리 아이 그럴 리 없어…”
일부 학부모들 법적대응 예고
전문가들 “유아때도 공격성향
CCTV 의무화 등 제도 마련을”

최근 안동의 한 유치원에서 또래들끼리의 폭력과 따돌림(왕따) 논란과 관련해 교육당국이 진상 파악에 나섰다.

안동교육청은 7살 아들이 유치원에서 ‘따돌림’을 받은 뒤 불안 증세를 보인다며 김모(35)씨가 도움을 요청함에 최근 김씨 부부를 비롯해 유치원 원장, 교사, 장학사 등 관계자들을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모임에서 담당 장학사는 초기대응에 미숙했던 유치원 측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고, 유치원 측은 김씨 부부에게 사과했다.

안동교육청은 또한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제대로 된 운영위원회를 조만간 개최해 문제 해결방안을 찾을 계획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치원생이 등원을 거부하며 심각한 불안증세를 보인다는 것은 유치원 생활에서 어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 원생이 심리적인 안정을 찾아 정상적인 유치원생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씨 부부가 제기한 자녀 따돌림 문제는 서로의 주장이 대립하고 있어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일부 학부모들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했지만, 일부 다른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그런 행동을 할 아이가 아니라며 법적 대응에 나설 뜻을 밝혔다.

학부모 A씨는 “유치원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난 일이고, 쌍방의 사건을 증거도 없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본인 아들만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김씨는 유치원에서 일어난 각각의 사건을 마치 집단적이고 지속해서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가해 아동으로 지목한 원생 3∼4명(팀)은 평소 친하지도 함께 놀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유치원 원장은 “유치원에서 발생하고 있는 소소한 일들 가운데 또래들끼리 장난을 칠 경우나 작은 다툼의 경우 바로 서로 사과를 시키고 나쁜 행동이라는 훈육을 하고 있다”며 “보통 불안한 아이의 경우 그 증상이 나타나는 데 김씨 아들의 경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한 아동 전문가는 “유아 시기에도 왕따나 공격적 성향은 있고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유아 시기부터 교사 및 학부모들이 폭력에 대한 인식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아 시기의 공격적 행동을 두고 학부모와 기관 사이의 분쟁 소지는 갈수록 늘어날 수 있어 유치원 CCTV 의무화를 비롯해 분쟁조정위와 같은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안동/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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