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보대책委 대규모 반대집회
“12만 군민의 생명” 재검토 요구
정부, 연말까지 해체 여부 ‘눈길’

[칠곡] 정부의 보 해체 정책에 대한 지역사회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4대 강 보 해체 저지 범국민연합 소속 칠곡보 대책위원회는 지난 19일 오후 칠곡군 석적읍 칠곡보생태공원에서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칠곡보 해체저지 강력투쟁 13만 칠곡군민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사진>

이번 집회는 금강, 영산강에 이어 낙동강 권역에서는 처음 열린 집회다.

이날 총궐기대회에는 칠곡군민은 물론 이재오 4대강보해체저지 범국민연합 대표, 강정고령보 대책위원회, 성주환경포럼 회원, 김항곤 고령·성주·칠곡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등이 동참했다.

집회는 장재경 칠곡보 사무장의 경과보고, 장영백 칠곡보 대책위원장의 투쟁사로 시작됐다. 이어 곽경수 이장동우회 칠곡군연합회장을 비롯한 각계각층의 칠곡군민과 이창열 고령강정보 대책위원장, 윤지훈 성주환경포럼 회장의 칠곡보 해체 반대 연설로 이어졌다.

눈여겨 볼 것은 학생들의 참여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김윤한(12·왜관 동부초) 군은 “왜 멀쩡한 칠곡보를 없애는 것인가. 우리가 나이가 어려서 자세한 것은 모르지만 갑자기 보를 해체한다는 것은 잘못된 선택인 것 같다”며 “이 많은 물이 모두 사라지면 여기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 제대로 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냐”고 연설해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후 집회는 행사장에서 칠곡보까지 500여m를 행진하며 진행됐다.

이들은 행사장 곳곳에 ‘칠곡보 목숨걸고 사수한다’, ‘군민의 젖줄! 군민의 심장! 보 해체 막아내자’ 등의 칠곡보 해체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었다.

또 일부 참가자들은 ‘보 해체 돈 낭비, 보 개방 물 낭비’, ‘칠곡보 해체 전면 재검토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집회에 참가한 이문홍(43·여·석적읍)씨는 “금강, 영산강 지역 민주당 출신 자치단체장과 의원들까지 보 해체를 반대하고 있다”며 “주민의 동의는 구하지 않고 일부 환경단체 주장만 받아들여 보 해체를 결정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백(72·왜관읍) 칠곡보 대책위원장은 “칠곡보는 단순히 보가 아닌 12만 칠곡군민의 삶의 터전이자 생명”이라며 “정부가 과학적 근거 없이 자연성 회복이라는 논리로 칠곡보 철거를 결정한다면 크나 큰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정부는 대통령 직속의 국가물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금강·영산강의 일부 보 해체와 상시 개방 안을 제시했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연말까지 낙동강·한강의 보 해체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에 4대강보해체저지 범국민연합은 이달 말 상주보·낙단보, 경남 창녕함안보 일대에서 보 철거에 반대하는 집회를 잇따라 열어 반대 여론을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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