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대구 홀대론 발언이후 대구 지역 여야 정치권이 잇따라 성명을 발표하는 등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 16일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대구경제 살리기 토론회에서 지역 예산이 타 광역단체보다 감소했고 3조원을 넘지 못했다며 대구 홀대론을 폈다. 특히 황 대표는 이날 대구에 대한 예산 홀대로 이른바 정부의 경제 보복을 당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대구 경북 패싱론까지 언급했다. 이날 황 대표는 “지난해 편성한 예산을 보면 다른 광역단체는 다 늘었는데 불구하고 유독 대구만 감소해 경제 보복 수준”이라며 “내년 예산에서도 대구시는 3조 4천418억원을 요청했지만, 정부 반영액은 80.9%에 그치는 등 대구 패싱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구에 지역구를 둔 여당 의원들은 사실 관계가 틀린 가짜 뉴스라며 포문을 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은 통계 자료를 제시하며 “지역주의 망령을 다시 깨우려는 것이냐”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예산은 해당 지역에서 객관적인 근거를 갖고 추진하느냐에 달렸지 어느 당의 지지기반이라 해서 해주거나 안 해주는 게 아니다”라면서 “이런 식의 선동이 대구에서 계속 먹힐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고 비난했다. ㅂ민주당 홍의락(대구 북구을) 의원은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대구에만 오면 실성한 사람이 돼서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고 거짓말로 가짜 뉴스를 생산한다”며“제발 각성하기를 바란다”고 원색적인 비판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의원과 대구시당측은 “문재인 대통령과 5당 대표가 회동을 하는 등 일본 경제보복 해결 위해 초당적으로 협력하고 있는 와중에 금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막말”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당 박성중 의원은 “여당 의원이 제1야당 당 대표를 향해서 ‘실성, 미친 사람처럼 시민을 우롱한다’는 표현을 쓰는 것은 기가 막힌 일이다. 금도를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비뚤어진 행태”라고 지적했다. 지역의 한 의원도 “김부겸·홍의락 두 의원이 입맛에 맞는 통계로 ‘문재인 정권이 TK를 차별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대구 시민들을 모욕하는 작태”라고 비난했다.

한국당 대구시당은 21일 성명을 통해 “황교안 대표는 분명 정부 반영액을 기준으로 대구예산 홀대라 주장했지만, 홍 의원의 계산방식은 대구시 신청액과 최종안(국회 증액포함)을 말 한 것”이라며 “김부겸·홍의락 의원은 막말로 야당 대표를 비난하기 전에 김해신공항 재검증으로 대구·경북 시도민을 우롱하고 부울경 시도민들을 정치놀음에 빠지게 한 민주당 소속 단체장과 국회의원부터 단속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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