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전쟁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군인이기에 또는 군인으로서 지켜야 할 본분의 문제들을 잘 묘사하고 있다. 이유야 어쨌든 국민의 안위를 수호해야 하는 군인으로서 상명하복의 군인정신으로 목숨을 걸고 충실히 임무를 수행한 그들의 희생에서 국방에 대한 국민의 믿음은 존재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보았을법한 영화지만, 이야기는 라이언가 4형제가 전쟁에 참전하면서 시작된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라이언가 4명의 형제 중 3명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게 된다. 한꺼번에 세 아들이 전사했다는 비보를 접한 어머니는 실의에 빠져들고 그러면서 하나 남은 막내아들의 생사를 걱정하게 된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미 육군 참모총장은 마지막 남은 막내아들을 살려서 집에 보내자고 판단하고 8명의 라이언 일병 구출팀을 전쟁터로 보낸다.

라이언 일병 한명의 목숨이 여덟 명의 생명보다 더 가치가 있는지 혼란스럽기도 한 영화이지만 전쟁이라는 예외적 상황에서 발생한 극적 분위기를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전쟁이 부른 비극적 현실과 전쟁을 통한 인간애, 군인정신이어서 가능했던 임무 그리고 애국심 등의 모습을 잘 보여준 영화다.

나라와 국민의 안위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오로지 그들의 희생정신에서 나온다. 군이 오합지졸(烏合之卒)이니 당나라 군대같다는 비난을 들으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최근 북한 어선의 해상 노크 귀순 등으로 경계에 실패한 우리 군의 모습을 본 국민은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해군 2함대 경계병 이탈사건과 사건 조작을 둘러싼 군의 막장 드라마 같은 모습에서 국민이 느끼는 감정은 개탄스럽고 착찹했다. 오죽했으면 군의 기강 해이를 이솝우화 양치기 소년에 비견하는 글들이 나왔을까 안타까울 뿐이다.

정경두 국방장관의 해임을 둘러싸고 여야가 기 싸움이다. 야당은 해임을 촉구하고 여당은 해임 사안은 아니라고 한다. 논란을 더 일으킬 필요가 있을까. 군인정신 살려 장관 스스로가 물러나는 것이 뒤늦었지만 당당한 모습일 것같은데 말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