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조건 없는 추경처리”
한국 “정경두 방탄국회”
여야 ‘평행 대치’ 지속
文대통령-여야 대표 오늘 회동
돌파구 마련 여부 이목 집중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왼쪽),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71주년 제헌절 기념식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건의안과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를 놓고 여야는 17일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해임건의안 처리 자체에 대한 원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정 장관 해임안과 추경 연계를 거듭 강조하며, 여당을 압박했다.

19일 종료되는 6월 임시국회 회기 내 추경 처리가 사실상 물 건너감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대치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정 장관 해임건의안의 표결 처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조건 없는 추경 처리를 요구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은) 추경을 국방안보와 연계하는 억지 논리까지 펼쳤다”며 “추경은 정쟁과 방탄국회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중물로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추경 발목을 잡는 무리수는 이제 그만 거둬라”며 “19일 추경안 처리에 야당의 전향적인 협조를 촉구한다”고 피력했다. 국무장관 해임 건의안 처리를 위해 이틀 연속 본회의를 여는 것은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19일 하루만 본회의를 열어 추경과 법안 처리를 해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은 특히 패스스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국면의 고소·고발전 이후 경찰 조사에 불응하는 한국당 의원들을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당초 국회선진화법 위반에 대한 처벌의 엄중함을 간과한 것 같다”며 “한국당이 야당 탄압 운운하면서 경찰 소환에 불응하는 것은 민주당과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정경두 지키기’를 위한 방탄국회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당 회의에서 “여당은 계속해서 민의의 정당을 정경두 방탄국회로 이끌고 있다”며 “여당의 계속되는 몽니 부리기로 본회의마저 열지 못한 채 임시국회가 막을 내릴 위기인데 장관 해임 건의안이 올라오느니 차라리 추경을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패스트트랙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해 “여당과 일부 무늬만 야당 의원은 사실상 경찰에 견학 한 번 갔다 오는 소위 ‘출석놀이’로 야당을 겁박하고 있다”며 “입법부의 존재 이유를 스스로 부정하는 한심한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전날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 윤석열 검찰총장 임명안을 재가한 것을 고리로 공세를 강화했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검찰총장은 어느 자리보다 정치적 중립이 요구되는 자리인데 국회에서 부적격자로 판명된 사람이 과연 공정하게 정치적 중립을 지킬 수 있겠느냐”며 “총선에서 국민의 심판을 피하고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검찰을 권력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미래당은 정 장관 해임건의안 문제와 관련, 한국당과의 보조를 맞추며 대여 공세를 펼치고 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해임 건의안 표결 저지를 위해 추경안 처리를 포기하고 본회의 개최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황당한 자세로 나온다”며 “마지막 방법은 국회의장이 결단을 내리는 것인데 당초 (여야 교섭단체 3당 간) 합의대로 내일(18일)과 모레(19일) 본회의를 소집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