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내년 총선 공천룰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대구·경북(TK) 지역 공천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 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돌박(돌아온 친박)들이 황교안 대표의 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할 것인지, 아니면 공천안을 바탕으로 한 시스템 공천 등을 할 것인지가 최대 관심사다.

한국당 신(新)정치혁신특위에서는 내년 공천에서 정치신인 50%, 청년 40%, 여성·장애인·국가유공자 30% 가산점을 주는 방안을 담아 당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인·청년·장애인 등에게 10∼25% 가산점 부여하는 더불어민주당 안보다는 파격적인 안이다.

특히 정치신인의 경우 당내 경선 참여자, 예비후보자로 등록했던 사람, 장관급, 인사청문회 대상자에 대해서는 가산 제외 대상으로 선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TK지역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출마할 인사들의 상당수가 전직 의원이거나 단체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가산점 혜택을 받는 인사들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특위안을 당 지도부가 그대로 수용할 경우 TK지역 영향력은 미미할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의원들의 프리미엄을 정치신인이 깨끼는 쉽지 않다. 특히 거대 선거구를 갖고 있는 의원들을 대상으로 정치신인이 맞서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TK지역 물갈이는 단수공천, 당헌·당규에 규정된 여성·청년·장애인 우선추천 공천 등 전략공천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현역의원 평가를 통해 평가가 좋지 않은 TK인사들을 물갈이 대상으로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 일부에서는 김부겸(대구 수성갑), 홍의락(대구 북을), 조원진(대구 달서병),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 지역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소문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의원은 “특위에서 전략공천을 할 수 있도록 한 만큼, TK지역의 경우 전략공천을 통해 현역 물갈이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지난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진박 감별사 등이 등장한 했던 것처럼 이번에는 친황 감별사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신인 가산점 50%에 대해 TK정치권 인사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TK지역 한 의원은 “민주당보다 더 개혁적인 공천기준을 마련하다가 내년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 한국당은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가산점을 통해 공천을 준다고 해도 본선 경쟁력이 떨어질 경우 한국당만 손해는 보는 꼴”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불만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가산점(10∼25%)보다 훨씬 높고, 객관적 기준도 없다는 것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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