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7개 지정해수욕장
궂은 날씨탓에 방문객 수 줄어
음식점·숙박업소 등 매출 걱정
본격 휴가철 구름인파 기대

동해안 지역에 계속되는 저온현상으로 포항을 비롯한 해수욕장 인근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5일 오후 월포해수욕장이 찾은 이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비 때문에 올여름 장사는 파리만 날리고 있어요.”

7월 두 번째 휴일인 지난 14일 포항영일대해수욕장. 7월 땡볕을 피해 나온 피서객들로 붐벼야 할 해수욕장이 조용하기만 하다. 연일 기성을 부리는 폭염이 사라지고 잔뜩 흐리고 우중충한 날씨 탓에 시원한 바닷물에 몸을 맡기며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손에 꼽을 수 있을 만큼 적었다. 백사장은 사람들이 없어 조용했고, 텅 빈 파라솔들만 일렬로 서 있었다.

이달 들어 주말마다 장마 북상 예보에다 시원한 날씨가 이어지며 동해안 해수욕장이 개점 휴업상태을 맞고 있다.

관광객 이모(54)씨는 “매년 이 맘 때면 해수욕장이 피서객들로 북적이기 시작한 것 같던데 올해는 사람들이 없어 썰렁하다”며 “매주 주말마다 들리는 비 소식 때문에 관광객들이 해수욕장에 가는 것을 망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15일 기상청과 포항시청에 따르면 영일대해수욕장은 지난달 29일 정식 개장했다. 영일대해수욕장의 개장 첫날 포항은 장마전선의 영향을 받아 42.6㎜의 비가 내렸고, 그 후 지난 8일과 10일, 11일에 각각 0.1㎜, 26.4㎜, 3㎜의 비가 왔다.

방문객 수도 개장 첫주 5천750명에서 둘째 주 8천970명으로 증가한 후 셋째 주 6천780명으로 줄었다. 월포와 칠포를 비롯한 포항시 7개 지정해수욕장이 모두 비슷한 처지이다. 궂은 날씨 탓에 피서객들의 발길이 뜸해지며 해수욕장 인근 점포의 매출도 급감했다.

전국에서 몰려드는 피서객들로 인한 여름 특수를 기대했던 해수욕장 인근 상인과 숙박업소 업주들은 해수욕장 개장 이후 주말마다 집중된 비 소식에 울상을 짓고 있다.

숙박업소 주인 김모(50·여)씨는 “여름철이면 아이들을 씻기고 간단한 식사를 하고자 대실을 하는 손님이 하루 평균 2건 이상 있었지만, 올해는 단 한 명의 대실 손님을 받지 못했다”며 “지금쯤이면 8월 말까지 예약이 꽉 차있어야 하는데 손님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방값을 조금 낮춰보기도 했지만 손님이 없는 건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물회 집을 운영하고 있는 정모(25)씨는 “주말만 바라보고 하는 장사인데 거의 매주 비가 내리면서 매출이 반 토막났다”며 “여름 한 철에 바짝 벌어서 수입이 적은 겨울철을 대비하고는 하는데, 올여름은 수입이 적어 월세 맞추고 직원들 월급을 주기도 빠듯하다”고 푸념했다.

포항에서 12년 동안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는 강모(60)씨도 “지난해에는 4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때문에 해볕을 피할 수 없는 해수욕장이 오히려 외면을 받았고, 올해는 주말마다 내리는 잦은 비 때문에 손님이 찾아오지 않고 있다”며 “2연 연속 여름철 특수를 놓쳤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앞으로 해수욕장마다 다양한 테마의 행사가 준비돼 있고 피서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이어서 기상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휴가 피크철이 되면 해수욕장 방문객이 지금보다 훨씬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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