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내년 4월 21대 총선 공천안의 윤곽을 드러냈다. 청년·여성 후보자에게 30% 이상 가산점을 부여하는 공천 혁신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역의원 평가에 대해서는 방향을 명확하게 정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한국당은 내년 총선이 아니라 지금 당장 처한 답보국면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허울만 좋은 제1야당의 위상에다가 국민지지율이 교착상태에 빠져든 진짜 이유를 밝혀내고 개선하는 일이 시급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정당의 국민지지율이 들쭉날쭉 춤을 추고 있다. 판문점 북미회담 성사의 여파로 치솟았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일본의 무역보복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금세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15일 발표한 지난 8∼12일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전주보다 3.5%포인트 내린 47.8%를 기록했다. 부정평가는 3.5% 오른 47.3%를 기록해 긍·부정 평가의 격차는 0.5%포인트에 불과하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주보다 1.8%포인트 내린 38.6%로 2주 연속 하락해 40%선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대부분 지역과 계층에서 결집하며 2.4%포인트 오른 30.3%를 기록, 한 주일 만에 30%선을 회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지지율이 떨어져도 언제나 한국당 윗자리요, 한국당 지지율이 오른다 한들 계속해서 민주당 아래인 고착화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민심에 투영된 정치에 대한 세평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못해도 너무나 못한다는 비판이다. 그런데도 여론은 오래도록 자유한국당에 대해 흔쾌하게 지지를 모아주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성이 온전하게 지배하는 ‘대안 정당’의 모습을 일궈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집권당이 이 정도로 무능하면 당연히 제1야당이 떠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은 자유한국당이 더 못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한국당은 이렇도록 국민이 미더워하지 않는 완고한 민심을 진심으로 부끄러워해야 한다. 속절없이 ‘막말’ 시비에 휘둘리면서도 계속 빌미를 주는 이유가 도대체 뭔가. 일본이 전대미문의 험악한 무역보복을 시작했다. 어찌하는 것이 옳은가. 한국당의 생각은 뭔가. 비난만 퍼붓고 교졸한 말폭탄만 연일 공습한다고 최악의 난국을 헤쳐갈 혜안을 갈구하는 민심이 간단히 돌아오는가. 그 어떤 이슈든, 대안을 내놓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달라져야 한다. ‘계파 갈등’, ‘수구 회귀’, ‘막말 정당’의 이미지를 획기적으로 씻어내지 못하는 한 미래가 있을 까닭이 없다. 감동을 불러일으키기에는 태부족한 초라한 총선 공천안 몇 대목 꺼내놓고 권력의 주판알 굴리면서 눈치만 살필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