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전 구미국가산업1단지 내 GM코리아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뒤 직원과 구미화학방제센터가 출동해 염소가스 누출을 차단했으나 일부 직원과 주민 등 26명이 가스를 흡입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큰 부상이 없어 모두가 무사히 귀가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회사가 2013년 3월에도 염소가스 누출사고를 내 1명이 다치고 160명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자칫 사람의 목숨까지도 뺏을 수 있는 위험 물질을 다루면서 안전에 대한 감시나 의식이 여전히 부족했다는 점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구미공단에서의 유해가스 누출 및 화학물질 배출사고는 여느 공단보다 잦은 편이다. 따지고 보면 크고 작은 사고가 거의 매년 일어나는 꼴이다. 다행히 초기에 진압돼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으나 아찔했던 경험도 있다. 지난 5월에 발생한 전자제품 공장의 화재는 휴대전화 생산에 소요되는 불산과 질산 등 유해물질을 공장내 다량 보관해 있었으나 다행히 불이 번지기 전 다른 곳으로 옮겨 큰 사고를 피할 수 있었다. 2012년 구미 4공단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사건은 우리에게 큰 충격을 안겨 준 사고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작업자의 실수였으나 안일한 대응과 감독 당국의 허술한 관리는 주민들을 불안케 하기에 충분했다. 당시 이 사고로 안전장비를 착용 않고 작업을 하던 직원 4명과 외주업체 근로자 1명 등 모두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 1만 명이 넘는 인근 주민이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당시 사고에 대해 마치 인도의 살충제 제조공장에서 발생한 ‘보팔 대참사’를 연상케 했다는 지적도 했다. 인도 보팔 대참사는 유독물질이 저장된 탱크에서 유독가스가 새어나와 주민 2천800명이 사망하고 20만 명 이상이 각종 질병에 시달린 심각한 사고였다.

구미공단에서 유독 유해물질의 배출 사고가 잦은 것은 감독기관이나 기업체 등 모두의 안전 불감증이 원인이라 보는 견해가 많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위험한 물질인데도 안전의식은 현저히 뒤떨어져 있다는 시각이다. 직접 피해자가 될 직원도 주민도 위험물질에 대한 내용을 잘 모르고 있어 사고 대응력도 별로 없다는 해석이다.

유해물질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유해물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직원과 인근주민에게도 알리고 공유할 때 사고 에방에 대한 의식도 높아지게 된다. 또 사고대책 매뉴얼로 인한 즉각적인 조치들이 가동되어야 사고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후진국형 사고로 골머리를 앓아야 하나. 한시바삐 후진국형 사고에서 벗어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안전에 대한 교육과 철저한 대비로 우리의 안전을 스스로 지키는 노력을 경주하여야 한다. 특히 감독기관은 엄격한 안전 관리와 감독에 대한 책임감을 통감해야 한다. 사고예방은 안전의식의 제고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