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찾아볼 수 없고
국내 관광객도 눈에 띄게 줄어
이달들어 작년동기比 절반수준
‘반일감정 표적될라’ 우려 커져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포항의 대표적인 일본 역사 관광지인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져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로 한일 관계가 긴장국면으로 치달으면서 포항의 대표적인 일본역사 관광지인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전국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사회분위기와 맞물려 자칫 반일감정의 표적이 될 수 있어 관계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동해 최대의 어업전진기지인 구룡포는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대거 이주해 왔다. 일본인들은 1923년 구룡포항을 축조하고 동해권역의 어업을 관할하며 번성했다. 구룡포항을 마주한 도로 뒷편 골목에 일본풍 가옥이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일본인 거리가 만들어졌다. 이 곳은 해방 이후 일본인들이 모두 떠나며 역사속에 묻혔다. 하지만, 포항시가 지난 2011년 3월부터 정비 사업을 통해 457m 거리에 있는 28동의 일본식 건물을 보수해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로 복원시켰다. 한때 2012년 12월 국토해양부가 주관하는 ‘제2회 대한민국 경관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도심활성화 사업의 우수 사례로 선정되며 전국적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지난 9일 오전 10시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일본인 거리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어졌다. 일본인 등 외국인 관광객은 아예 찾아볼 수 없고 일부 국내 관광객도 눈에 띄게 줄었다.

상회를 운영하는 김모(59·여)씨는 “평일에는 10명 정도 밖에 손님이 없고 그나마 피크 때인 주말에도 전년 대비 20%가량 관광객이 줄어 들었다”고 설명했다.

가옥거리를 매일 산책한다는 주민 구모(68·여)씨는 “일본인 거리는 역사를 복원한 관광지이다. 최근 반일감정으로 이곳 관광업 종사자나 주민들이 마치 일본인 취급을 받는 것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가옥거리의 끝자락에 위치한 구룡포 근대 역사관 관계자는 독도나 위안부 문제 등이 불거질 때마다 방문객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는데 이번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역사관에 따르면 지난 2018년에는 평일 평균 500명, 주말 평균 2천명 수준이 방문했는데 올해 7월 들어서는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평상시 같으면 일본인 등 외국 관광객과 국내 관광객이 꾸준히 방문했다는 것이 역사관 측의 설명이다. 여름철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더욱 많아지는 흐름에 대비하면, 더더욱 이상기류를 보인다는 것.

윤영숙 문화해설사는 “지난 5월에 아사히 신문 기자가 찾아와 독도·위안부 등 문제로 한일 분위기가 좋지 않아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취재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국가간 갈등이 더 커지기 전에 민간 차원의 소통을 시도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일본의 자매결연도시와 주기적으로 교류를 하며 민간차원의 선린우호관계를 만들어 가는 노력은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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