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선정
대한민국 최초 사액서원
탁월한 보편적 가치 인정
글로벌 관광객 유치 기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영주 소수서원 전경.

우리나라 최초 사액서원인 영주 소수서원(사적 제55호)이 세계유산으로 인정 받으면서 글로벌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 총회에서 한국이 신청한 영주 소수서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영주시는 지난해 부석사에 이어 두 번째 세계유산을 보유하는 도시가 됐다.

영주 소수서원은 1543년 풍기군수 주세붕이 안향(安珦) 선생을 배향하고 선비들을 강학하기 위해 설립해 1550년 명종 친필인 소수서원이라는 현판과 서적을 하사받았고 문성공묘(보물 제1402호), 강학당(보물 제1403호)을 비롯한 다수의 문화재를 보유한 영주 최대 서원이자 영남학파의 뿌리며 동국도학의 발상지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소수서원은 세계유산 등재기준인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 Outstanding Universal Value), 진정성, 완전성, 보호 및 관리체계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소수서원에는 문성공묘와 강학당 등의 건물이 있다. 특히 중국식인 전학 후 묘로 배치한 대부분의 서원과 달리 우리나라 전통방식인 동학 서묘로 배치됐다.

문성공묘는 문성공 회헌 안향을 비롯한 안축, 안보, 주세붕의 위패를 모신 사당으로 “사(祠)”라 하지 않고 “묘(廟)”로 격을 높여 부른 것은 이례적이다.

강학당은 학문을 강론하던 곳으로 퇴계 이황 선생의 많은 제자들이 이곳에서 배움을 닦았다. 장대석의 기단 위에 초석을 놓았고 사면에 툇마루를 두른 배흘림기둥에 팔작지붕 건물이다.

소수서원 터는 통일신라 때 세워진 숙수사란 절이 있었으나 세조 3년 단종복위운동 실패로 순흥도호부가 폐부될 때 인근의 승림사와 함께 소실되고 유일하게 지금 서원 경내에는 보물 제59호인 당간지주 1기만 남아 있다. 소수서원이란 이름이 사액 되기 전에는 풍기 군수로 부임한 신재 주세붕이 재임 중인 1542년 숙수사지터에 안향 선생의 사당을 건립하고 다음해에 우리나라 최초의 서원인 백운동서원을 세웠다.

숙수사지터를 서원의 터로 잡은 것은 안향선생이 어린시절 수학을 했던 장소였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백운동서원을 소수서원으로 사액을 받게 한 인물은 풍기군수로 부임한 퇴계 이황 선생으로 당시 신분제도가 엄격한 사회에서 신분과 계급을 떠나 무쇠장이 배순을 제자로 삼아 평민 교육을 실천한 사례가 현재까지 귀감이 되고 있다.

 

세계문화 유산으로 한국의 서원이 확정되자 장욱현(둘째줄 가운데) 영주시장과 한국 대표단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세계문화 유산으로 한국의 서원이 확정되자 장욱현(둘째줄 가운데) 영주시장과 한국 대표단들이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서원은 조선시대 사학 교육의 전형으로 주변 경관과 조화 되는 한국 특유의 공간유형과 건축 양식을 잘 간직하고 있다.

제향의례와 강학 및 사회교육 등 기능을 한 곳으로 모은 그 대표적인 서원이 영주 소수서원이다.

소수서원은 고종 5년인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존속된 47개 서원중 하나다.

소수서원 경내에는 우리나라 서원 정자 중 가장 오래된 경렴정과 만남과 헤어짐의 장소인 소혼대, 표적을 향해 활을 쏘듯 도를 향해 뜻을 세우라는 지도문, 유생들이 강의를 듣던 강학당, 안향선생 등 위패를 모신 문성공묘, 경건함으로 내면의 마음을 곧게 유지하고 의리로 외면의 행상을 방정하게 한다는 유림들의 기숙사인 직방재와 일신재, 동몽재를 폐지하고 설치한 재사인 학구재, 지극한 즐거움으로 독서만한 것이 없다는 뜻의 지락재, 안향선생을 비롯한 6명의 영정을 모신 영정각과 숙수사의 별루였다 소실돼 재건한 제월루, 죽계의 아름다움에 취해 시를 짓고 즐긴다는 취한대, 신재 주세붕이 직접 쓴 백운동 경자바위 등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소수박물관에 전시중인 보물 제485호 대성지성문선왕전좌도는 공자를 중심으로 제자들이 길게 늘어서지 않은 그림으로 크기는 가로 65cm, 세로 170cm이며 비단에 채색해 그려져 있다.

이 전좌도는 회화성 보다는 기록성이 강하고 종렬 대칭구도와 위에서 아래를 보는듯한 부감법, 원근법 등을 사용하여 조선시대 궁중행사의 기록화 형식에 영향을 미친 자료로 평가된다.

영주시는 지난해 세계유산에 등재된 부석사와 함께 소수서원을 연계한 관광인프라 구축을 위해 적극나서고 있다.

시민들은 “소수서원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환영한다”며 “영주시와 시민들이 언론과 SNS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적극 알린다면 국내외 관광객들을 유치할 수 있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영주/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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