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수출 위축 ‘7월 경제동향’
소비 둔화는 다소 완화 판단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제가 4개월째 ‘부진’한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소비 둔화가 다소 완화됐으나 투자와 수출이 위축된 탓이다.

금융위원회는 투자·수출 부진 등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 정책금융을 중심으로 17조원에 이르는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KDI는 7일 발간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부진한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경기에 대해 ‘둔화’라는 표현이 활용됐다가 4월부터 이달까지 ‘부진’이라는 단어가 넉달째 사용되고 있다.

KDI는 “생산 측면에서 광공업생산이 정체된 가운데 서비스업생산은 낮은 증가세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5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수 증가(+2일) 등으로 서비스업생산 증가 폭이 소폭 확대됐지만, 광공업생산은 감소해 1년 전보다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5월 소매판매액 증가율은 전월(1.4%)보다 높은 3.4%였다. 같은달 설비투자는 기계류 부진이 계속되면서 전월(-6.3%)보다 더 부진한 -11.5%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6월 자본재수입액 증가율은 전월 -16.5%에서 감소 폭이 더 확대된 -21.6%였다.

KDI는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도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판단했다. 5월 특수산업용기계 설비투자 증가율은 전월(-32.5%)보다 더 악화한 -35.3%를 나타냈다. 6월 반도체제조용장비 수입액도 -47.1%로 전월(-47.7%)과 유사했다.

5월 건설기성(불변)은 5.3%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건축과 토목 수주가 모두 줄어 1년 전보다 36.6% 감소했다.

6월 수출금액은 13.5% 감소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8.1%)는 증가했으나 반도체(-25.5%), 석유화학(-24.5%), 석유제품(-24.2%) 등에서 크게 감소했다.

이렇듯 우리 경제가 수개월째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금융위는 발빠른 조치에 나섰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설비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산업구조 고도화(3조원), 친환경 설비투자(2조3천억원) 등 기존 지원 프로그램의 집행을 앞당기고, 바이오·헬스 같은 신산업분야에도 5조원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시중은행을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의 시설투자 특별 온렌딩(On-lending)을 신설해 1조원을 지원한다.

산은은 미세먼지와 안전사고에 대응하고자 기업은행과 함께 1조7천억원도 지원한다. 한도는 시설자금이 1천억원, 운영자금은 200억원이다. 금리는 1.0%포인트 감면해준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청정환경 설비를 개발·생산·도입한 중소기업에 6천억원을 공급한다. 보증 비율을 85%에서 90%로 늘리고, 보증료율은 0.3%포인트 낮춘다.

경제활력 제고 특별운영자금 지원 등 제조업·수출기업 유동성 공급(3조1천억원), 초저금리 대출 확대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1조1천억원), 기업구조혁신펀드확대 등 기업 구조조정 지원(1조2천억원)도 확대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기존 프로그램 외에도 신산업분야에 대한 대규모 자금공급과 주력산업 중소·중견기업 특별운영자금 지원 등을 통해 투자 활성화를 꾀하겠다”고 말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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