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썰매’ 관광객 인기였지만
바람불면 모래먼지 주민들 덮쳐
포항시, 안전·주민불편 수렴해
야외 물놀이체험장으로 대체
여름철 영일대해수욕장의 명물이었던 모래언덕이 사라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모래언덕은 포항출신의 축구스타 이동국 선수가 아들 대박이와 함께 모래썰매를 타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인기를 끈 바 있다.
포항시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영일대해수욕장 개장 기간에 백사장 남쪽 끝에 10m 높이의 모래언덕을 쌓았다.
겨울이 아니어도 썰매를 탈 수 있다는 특별함 때문에 이곳에는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영일대해수욕장의 자랑이었던 이 썰매장을 올해부터는 만나볼 수 없을 전망이다. 모래로 큰 규모의 산을 인위적으로 만들었던 만큼 모래먼지 민원이 잇달았기 때문이다.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 등으로 고통받았던 시민들이 모래먼지 피해를 호소하자 포항시도 이를 적극적으로 수렴한 것으로 보인다.
영일대해수욕장은 포항 도심과 가까워 부산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과 마찬가지로 식당과 숙박시설 등 많은 상가가 들어서 있다.
특히, 탁 트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하거나 야외 테라스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음식점이 특수를 누리고 있는데, 이런 곳에 모래가 날리다 보니 민원이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또 해수욕장을 따라 놓인 도로 주변에 세워놓은 차에도 모래가 날아와 불편을 호소하는 일도 자주 발생했다. 일부 몰상식한 관광객이 밤에 모래언덕에 올라가 술을 마시고 술병을 깨 놓고는 그냥 가버리는 사건도 발생했었다.
시는 이런 부작용에다 인근 상가와 주민들이 잇따라 불만을 제기함에 따라 올해부터 모래언덕을 쌓지 않기로 했다. 대신 이곳에 야외 물놀이체험장을 만들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모래언덕이 썰매체험장으로 인기도 얻었지만 그만큼 시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부작용도 많아 올해부터 모래언덕을 쌓지 않고 대신 물놀이 체험장을 조성,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