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24개교·경북 171개교, 학급별로 교실서 점심 해결
큰 혼란 없었지만 장기화될 경우 학부모들 불만 커질 듯

3일 급식 조리원을 비롯한 전국의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일부 학교가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포항시 북구 양덕동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집에서 가져온 도시락과 학교에서 배식한 빵을 먹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급식조리원을 비롯한 전국 교육공무직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한 첫날인 3일 일부 학교의 급식 중단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 일선 학교에 큰 혼란은 없었다.

평소 같으면 학생으로 붐볐을 학교의 점심시간, 급식소는 텅 비었지만 학생들은 학교와 부모들이 제공한 빵과 음료수, 도시락 등으로 학급별로 교실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급식이 중단된 이날 대구지역 47곳 학교 중 24곳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했고, 19곳의 학교는 빵과 음료수, 김밥 등으로 대체급식을 했다.

또, 4곳의 학교는 오전 단축수업을 했다. 4일은 34곳(도시락 23곳, 빵/김밥 10곳, 오전수업 1곳), 5일은 22곳(도시락 17곳, 빵/김밥 4곳, 오전수업 1곳)으로 급식중단 학교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교육청은 내다봤다.

경북에서는 파업으로 지역 790여개 학교 중 171개 학교에서 급식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빵과 우유를 제공한 곳이 88곳, 개인별 도시락 지참은 39곳이었다. 중간고사 실시로 급식을 실시하지 않은 학교도 22곳이었다. 단축수업을 한 학교는 12곳으로 파악됐다. 기타 분류도 10곳 있었다.

파업 첫날인 이날 오전 조리원의 파업으로 급식이 중단된 대구 수성구의 한 중학교는 점심 때를 앞두고 외부로부터 빵과 음료수를 공급받아 학생들의 점심을 대체했다.

이날 학생들은 교실 책상으로 식탁을 대신해 학교에서 제공한 빵 2봉지와 오렌지 주스, 우유 등으로 간단히 점심을 해결했다.

대체급식을 한 대구 범일중학교 1학년 A군은 “교실에서 같은 반 학생들끼리 점심을 먹으니까 소통도 되고 좋긴 한데, 개인적으로 빵을 좋아하지 않아서 빨리 정상적인 급식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같은 반 B양은 “대체급식으로 도시락데이를 가지는 것도 나쁘진 않는 것 같다”면서 “하지만, 파업으로 인한 갈등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는 4일과 5일은 도시락으로 점심급식을 대체하기로 해 학부모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수성구에 사는 학부모 박모(40)씨는 “이번 급식 중단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는 것 같다”면서 “한창 성장기인 학생들에게 급식을 볼모로 파업까지 하며 자신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항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미리 준비가 돼 있어서 큰 혼란은 없었고, 아이들도 색다른 점심을 먹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라며 “다만, 아이들을 위해 아침 도시락을 싸줘야 하는 학부모들의 노고가 걱정”이라고 전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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