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을 제대로 키우려면
스타트업을 제대로 키우려면
  • 등록일 2019.07.02 18:18
  • 게재일 2019.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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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
김진홍
한국은행 포항본부 기획조사팀장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적 조류를 각국 정부나 기업들이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면서 하루가 다르게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스타트업들이 태어나 성장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무려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비상장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이라 부르는데, 미국의 우버, 에어비엔비, 에버노트, 중국의 샤오미, 디디추싱 그리고 우리나라의 쿠팡, 야놀자 등이 그 사례라 할 수 있다.


비록 우리나라도 유니콘 기업들을 보유하고는 있으나 이처럼 스타트업 기업의 성공사례는 아직까지는 미국 등 선진국이 중심이다. 이러한 현상은 창업 아이디어가 부족한 때문일까 아니면 벤처캐피탈, 엔젤투자와 같은 창업자금 지원체계가 부족한 때문일까. 아니면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부딪치는 법적 제도적인 규제 등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일까. 어쩌면 그 모든 것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뛰어난 정보통신기술(ICT)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만큼 적어도 정보통신기술의 인프라가 스타트업의 성장 저해 요인은 아닐 것이다. 스타트업이 창업 아이디어를 가지고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사업화하여 성장하기까지 수많은 난관이 존재한다. 그래서 최근 정부는 물론 대기업들도 사내벤처나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경우 스타트업을 둘러싼 여건만큼은 점차 개선되고 있다. 실제 이미 많은 유니콘 기업이 탄생한 것만 보더라도 스타트업의 성장 환경 자체가 선진국에 비해 크게 처지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 스타트업 성장이 쉽지 않은 요인은 좀 더 다른 곳에서 찾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마도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성장프로세스에서 나타나는 자금조달과 집행, 시장조사방법론, 마케팅전략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스타트업이나 벤처가 모험이라고 한다. 바로 거기에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닐까. 세대와 자라난 환경이 다른 청년들이 기발한 아이디어로 스타트업을 출범시켰지만 정부나 대기업의 의사결정과정 내지는 의사결정권자들의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이 추구하는 비즈니스모델에 이상적인 자금투입 시점, 시장조사, 마케팅 모든 부분에서 어쩌면 자신들의 지금까지의 경험상 성공했던 종전까지의 자금지원방식, 시장조사방법론, 마케팅기법을 적용하는 관성이 최대의 걸림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스타트업은 종전까지 없었던 아이디어로 비즈니스모델을 만들고자하는 기업이다. 이러한 아이디어의 사업화에는 당연히 자금도 필요하겠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다. 이들은 기존의 시장에서 벗어나거나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창출하는 등 이른바 틈새시장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들을 지원하는 정부 기관의 고위관료나 대기업의 자금담당임원 내지는 지원조직의 부서장은 정통적인 과거 산업이나 과거 대기업의 성장과정에서의 경험과 지식에 뛰어난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러한 지원체계도 종전방식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을 것이다. 결국 성공여부는 과거의 지식과 경험과 전혀 무관하게 아이디어의 사업화에 가장 필요한 적절한 타이밍,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시장분석, 전형적이지 않은 새로운 마케팅기법 등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것들을 정부나 대기업이 제공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포항도 스타트업지원에 열심인 도시다. 하지만 지역내 스타트업이 성공하기를 원한다면 자금지원 그 이상이 필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상식으로 알고 있는 그 어떠한 방법과 경험이라도 스타트업에는 전혀 통하지 않는 방법일수도 적용하기 어려울 수도 있음을 깨닫는 것이다. 어쩌면 가장 합리적이고 최적이라 여겼던 지원방식조차 스타트업을 구속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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