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98분간 회담
친근감 드러내며 긍정적 대화
트럼프, 국내기업 총수 회동
적극적 대미 투자 확대 요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서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0일 98분간 만나 한반도 비핵화와 한미 동맹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한미 정상은 “평화의 꽃이 활짝 피고 있다는 느낌”(문재인 대통령), “느낌이 좋다”(트럼프 대통령) 등의 말을 주고받으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성과와 진전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두 정상은 이날 오전 11시 14분 ‘1+4 소인수 회담’으로 한미 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했다. 두 정상과 함께 한국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조윤제 주미대사 등이 참석했다. 미국측에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자리했다.

시작 전 문 대통령은 미소를 머금은 부드러운 표정을 지은 데 반해, 트럼프 대통령은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그러나 회담이 시작되자 두 정상은 환한 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나눴고,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어깨를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62분간 이어진 소인수 회담을 마친 후 두 정상은 12시 22분부터 36분간 업무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에 가졌다.

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을 위해 청와대 본관 중앙계단을 걸어내려오자 대기하고 있던 한미 양국 참모진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두 정상을 맞았다.

문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님이야말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주인공, 한반도의 피스메이커”라고 치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오늘의 걸음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옳은 방향으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숙소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삼성·현대차·SK·롯데·CJ·두산 등을 일일이 거명하며 “기업이 미국에 많은 투자를 했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보다 (대미) 투자를 확대하기에 적절한 기회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기업들을 필두로 한국 기업들이 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할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롯데 신동빈 회장과 손을 맞잡는 모습을 보인 뒤 “3조6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소개하면서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대해 “굉장히 감탄했다. 아름다운 타워”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성과를 설명하면서 특히 지난 2017년부터 양국이 수억달러 이상의 상호 투자를 통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양국 기업인들의 추가 투자를 요청했다. 그는 “한미 양국은 공정하지 못했던 부분을 맞춰 나가기 위해 노력해왔고, 계속 균형을 맞춰 나가고 있다”면서 “농산물, 의약품,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호혜적 무역협정을 체결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공정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미 동맹은 전례 없는 관계를 자랑하고 있고 굳건한 경제 관계를 강화해 왔다. 그 부분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한다”며 “자동차 기업들에 대해서도 이것을 적용할 수 있겠다”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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