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기 택

아기를 안았던 팔에서

아직도 아기 냄새가 난다

아가미들이 숨쉬던 바닷물 냄새

두 손 가득 양수 냄새가 난다

하루종일 그 비린내로

어지럽고 시끄러운 머리를 씻는다

내 머리는 자궁이 된다

아기가 들어와 종일 헤엄치며 논다

시인은 갓 태어난 자기 아이의 냄새를 통해 새 생명에 대한 경이로움과 부성애(父性愛)를 표출하고 있다. 아기냄새, 바닷가 냄새, 양수 냄새, 이런 냄새들은 아이와 시인을 하나로 묶어주는 매체이다. 이 냄새는 세상 모든 아빠들이 이 냄새 속에서 비로소 아버지로 서기 시작하는 생명의 향기가 아닐 수 없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