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마 상흔 여전한데, 또 잠길라 ‘조마조마’
강구오일장 물폭탄 시발점인
역 인근 하천·산사태 지역 등
8개월의 긴 시간 흘렀지만
피해복구 작업은 현재진행형
불안감 커진 피해주민들
“만반의 대비 해야” 목소리 높여

지난해 태풍 콩레이로 물폭탄을 맞아 침수됐던 강구 오일시장 입구. /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지난 26일 영덕군에는 장마전선 영향으로 100㎜ 안팎의 국지성 장맛비가 내렸다. 농번기에 말라가는 대지를 축축히 적시며 농가엔 단비가 됐지만, 지난해 태풍 콩레이로 큰 상처를 입었던 수재민들은 걱정부터 앞섰다. 피해복구가 늦어지면서 끔찍한 수마의 상흔이 여전히 곳곳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6일 우리나라를 강타한 태풍 콩레이는 영덕군에 물폭탄을 쏟았다. 특히 지대가 낮은 강구오일시장 일대는 순식간에 2m가까운 물과 토사가 덮쳤다. 수해의 현장은 마치 폭격을 맞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처참했다.

기록적인 383㎜의 집중호우에 1명이 숨지고 주택 1천15채가 물에 잠겼고, 3채가 절반가량 파손됐다. 또 도로 등 공공시설 199건, 소상공인·중소기업 300건, 어선 12척이 침몰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농경지와 농작물 피해도 무려 288㏊에 달했다.

8개월의 긴 시간이 흘렀지만, 당시 피해의 복구작업은 현재 진행형이다. 산사태가 났던 인근 7번 국도변은 아직도 제대로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인도가 막혀 있고 공사 구간 도로 옆에는 철 구조물과 인도 입구 통행제한을 안내하는 입간판이 버티고 있다. 특히 콩레이 내습 당시 도로 옆 산이 무너져 내리면서 인도까지 밀려든 토사와 나무 등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험한 상태로 방치돼 있다.

강구오일시장 물폭탄의 시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강구역 인근 바로 옆 하천도 복구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태풍 콩레이가 휩쓸고 간 그 상태로 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흘러 오십천 하구로 흐르는 강구역 인근 화천은 곳곳에 수해로 유실된 돌과 흙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하천 가장자리의 움푹 팬 생채기는 볼썽사납게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이처럼 콩레이 수마가 할퀴고 지나간 흔적이 생생하게 남아 있는 와중에 장마가 다시 시작되자 지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당시 침수피해가 발생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는 김모(49·강구면)씨는 “지옥 같았던 당시를 회상하면 소름이 돋는다.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발의 대비를 서둘려야 한다”면서 “지역 행정의 세심한 관심이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덕군은 전국에서 몰려든 자원봉사자와 공무원, 주민이 힘을 보태 진흙 범벅된 쓰레기를 치우고 허물어진 시설물 보수하면서 엉망진창이던 수해 현장은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지만, 정부나 자치단체의 지원·복구대책에 섭섭함을 드러냈다. 당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강구오일시장 상인들은 상가별로 100만원을 지원받고, 침수된 주민은 200여만원을 지원받는 데 그쳤다.

강구오일시장 한 상인은 “집·상가, 전 재산이 모두 물에 잠기는 바람에 지금까지도 정상적인 삶이 힘들다”면서 “지금이라도 이재민들의 피해복구와 자활을 위한 실질적인 추가 지원대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영덕군은 빗물 저류시설이 부족해서 태풍피해가 컸다는 지적에 따라 빗물 저류시설을 확충할 방침이다. 강구면 화전지구에 들어서는 이 시설은 2020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2023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영덕/이동구기자dglee@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