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상화 불발 이후
이인영·나경원 날선 공방
야 3당, 합의 번복 한국당 비판

자유한국당 나경원(오른쪽)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복도에서 조우,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80일 만에 국회 정상화에 극적 합의하는 듯했으나 자유한국당의 막판 반대로 불발됐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25일 자유한국당과의 추가 협상이나 중재가 없다고 일축했고, 한국당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가 급한 민주당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합의 번복을 “무책임하다”며 조건 없는 국회 복귀를 요구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한국당은 공존의 길을 외면하고 끝내 오만과 독선, 패망의 길을 선택했다. 의회주의에 대한 폭거”라며 “시간이 지나면 아무일 없다는 듯 새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착각은 꿈꾸지 말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어떤 전제조건도 없이 국회에 복귀하는 것만이 국민 분노로부터 한국당이 생존할 수 있는 마지막 유일한 길”이라며 “황교안 대표도 ‘국알못’(국회를 알지 못하는) 대답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며 “‘황교안 가이드라인’을 더 이상 해법으로 주장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전화통화를 했으나, 아무런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본회의에서 의결한 6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강행할 방침이다. 한국당과 합의하지 않더라도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야 3당과 공조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한국당은 민주당과의 추가 협상을 통해 양보를 이끌어내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 간) 합의가 무효로 됐기 때문에 민주당과 재협상을 하겠다”며 “책임 있는 여당으로서 조금 더 넓은 마음으로 재협상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혔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추경 등을 통과시키려면 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해야 한다”며 “민주당에서 선거법이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에 대한 진전된 제안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내부에서는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운 데 대한 여당의 책임있는 입장 표명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야 3당은 한국당의 합의 번복을 강하게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국회 파행의 책임은 온전히 한국당에 남았다”며 “정상적인 국회를 바라는 국민 여망이 한순간에 짓밟혔다”고 말했다. 오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절차에 문제가 없는 한 정상적으로 의사일정이 진행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며 “한 달 동안 여야 협상을 중재해온 입장에서 또 다른 중재안이 있을까 회의가 든다”고 토로했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의 차담회에서 “민주당이 더 이상 내줄 것이 없을 것 같다”며 “한국당이 내부 강경파를 정리하고 (국회 복귀를) 결단하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개인적인 견해를 밝혔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협상 내내 의총 추인에 대한 걱정을 했다”며 “자신이 없으면 의원들에게 의견을 물어서 서명을 했어야 한다. 온전히 나 원내대표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도 서면 논평을 통해 “한국당은 일하기 싫다면 국회의원직에서 총사퇴하고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해산하라”며 “본인들이 결단하지 못한다면 국민이 다음 총선에서 한국당을 심판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한국당이 국회에 복귀하든 말든 국회법에 명시된 대로 흔들림 없이 국회 의사일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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