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환 문경시장
고윤환
문경시장

현대 도시개발의 패러다임은 인구 및 산업구조의 변화에 따라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출산 감소 및 대도시권 중심의 지식서비스산업 집중 등 인구·산업 구조의 변화로 인해 대도시권의 집중성장과 광역화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성장시대를 지나 쇠퇴시대에 부합하는 도시재생 패러다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고 2040년까지 지방 중소도시의 30%가 소멸되는 시대에 걸맞은 도시정책의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핵심 국책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낙후된 지역의 주거복지 실현과 일자리 창출, 구도심이 보유하고 있는 역사적 문화적인 가치를 보존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문경시는 과거 대한민국 석탄의 10%를 공급하던 탄광도시로 1970∼80년대 성장의 절정기를 누리던 도시 중 하나였다. 석탄산업의 쇠락과 함께 급격한 인구감소를 겪었다. 1975년에 16만명을 넘던 인구가 이제는 8만여명을 채 넘기지 못하고 있고, 10년 전인 2007년에 65세 이상 인구가 20%가 넘어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특히 점촌 원도심은 도시의 산업기반 붕괴와 시청 이전에 따른 신시가지로의 인구유출 등으로 도심 공동화현상과 상권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는 문경시장이 된 2012년부터 구도심을 활성화하고자 863억원 규모의 ‘도심재창조 20대 프로젝트’를 기획해 진행해 왔다.

또한 2017년 도시재생의 본바탕이 되는 도시재생 전략 및 활성화계획 수립 용역을 착수했고, 지난 4월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 전국 22곳 중 1곳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이번에 선정된 점촌 원도심 활성화사업은 점촌 1·2동 일대 22만4천㎡에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250억원 규모로 점촌 광부의 거리, 찻사발 공방, 세대 공감 어울림 센터, 문학 어울림 아카데미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점촌 원도심은 도시재생에 대한 주민들의 열망과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또한 지역문화의 거점으로서 문경문화원, 노인복지관과 문화의 거리가 입지하고 있으며, 원도심으로서 중앙시장 등 상업기능이 집약되어 있고,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이와 같은 지역자원 등을 토대로 점촌의 문화자원을 활용하고, 원도심 활성화와 지역일자리 인프라 개선, 지역커뮤니티 강화 및 생활SOC확충을 위한 3가지 재생방향을 설정했다.

1975년처럼 북적이던 점촌의 과거를 회상하며, 그때의 화려했던 시간을 이어나가 점촌 원도심의 활력을 되살리기 위해 ‘점촌 C!! RE:Mind 1975’란 주제로 총 14개 사업을 구성하였다. 특히 3개의 가로와 각 가로의 거점을 조성하고 대상지내 주요 공간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시너지를 내도록 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또한 지역 일자리 창출 및 산업기반 구축을 위해 구 극동호텔부지에 세대공감어울림센터를 조성해 청년과 시니어 등 점촌에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창업지원과 보육, 거주의 기능을 복합화하고, 코워킹스페이스를 조성해 스타트업과 예비창업자의 비즈니스 거점으로서 활용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역커뮤니티 활성화와 생활SOC확충를 위해 시에서 추진하는 문학의 거리사업과 연계하고 주차장으로만 쓰고 있는 점촌역 광장을 시민에게 환원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러한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서는 주민협의체, 중앙시장 상인회 등 지역주민 조직체계와 도시재생지원센터, 기업, 대학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진 중인 점촌 원도심 도시재생사업과는 별개로 현재 문경시의 가장 큰 화두는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산업발전을 주도했으나 60년의 역사를 뒤로 하고 사라진 국내 최초의 내륙형 시멘트 공장 문경 쌍용양회의 활용 방안이다. 문경 쌍용양회는 UN이 한국전쟁 후 대한민국의 구호와 경제 재건을 목적으로 설립한 UNKRA(국제연합한국재건단)가 건립한 근대산업유산이다. 당시의 시대상과 기술력이 반영된 역사적 의미가 매우 깊은 유산인 UNKRA는 쌍용양회 외에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충주 비료공장, 인천 판유리공장 등이 있으나, 문경 시멘트공장은 이 중 유일하게 원형의 80% 이상이 보존되어 있어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석탄산업으로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독일 졸페라인 탄광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대신 도시재생을 통해 관광명소로 다시 태어났다. 문경 쌍용양회도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며 재정 부담과 열악한 재정여건이 극복된다면, 국가재건의 상징에서 도시재생의 성공모델이 되어, 보존과 재활용의 가치를 일깨우는 국가적 큰 자산이 될 것이다.

7만1천874명. 2018년 말 기준 문경시의 인구이다. 이 수치는 지난 2월을 기점으로 증가세로 돌아섰다. 6월 21일자 기준으로 문경시의 인구는 지난해 대비 272명이 증가한 7만2천146명이다. 문경시의 인구가 늘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 특별한 지역적, 환경적 증가요인이 없음에 더욱 주목받고 있다. 900여 공직자가 아이디어를 모아 파격적인 출산·양육·교육정책과 차별화된 귀농·귀촌·귀향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진행되는 도시재생을 통한 점촌 원도심의 변화를 통해 지역경제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켜 나갈 준비에 분주한 문경은 지금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