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부터 1천109억 투입해
들인 연구장비 333대 중 72대
최근 1년간 전혀 사용 않아

구미전자정보기술원(이하 GERI)이 연구장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GERI의 연구장비는 GERI 회원으로 가입한 구미국가산업단지 입주업체와 대구·경북지역의 기업체, 연구소, 대학 등의 연구기관이 최첨단 장비를 저렴한 사용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것으로, 지난 2004년부터 1천109억원을 들여 152종 333대의 장비를 구입했다.

혁신기술연구본부 59종 83대(219억원)를 비롯해 융합기술연구본부 7종 43대(634억원), 전자의료기술연구본부 29종 97대(84억원), 시험인증본부 57종 110대(172억원)가 구비돼 있다.

하지만, 이들 최첨단 연구장비 중 17%는 최근 1년간 전혀 활용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말까지 1년간 296대만 활용하고, 나머지 72대(17%)는 단 한 차례도 사용하지 않았다.

특히, 전자의료기술연구본부는 최첨단 장비 중 39%인 38대를 사용하지 않아 장비 활용도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 미사용 장비는 2016년 바이오침 제작공정에 활용하기 위해 4억6천만원을 들여 구입한 스퍼터링시스템과 같은해 4억원으로 구입한 초음파탐촉자 테스트시스템 장비로 지금까지 한차례도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최근에 구입한 연구장비보다 오래전에 구입한 연구장비 활용률이 오히려 더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1∼2년 전에 구입한 연구장비가 10여년 전에 구입한 연구장비보다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것은 장비를 애초에 잘못 구입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GERI 관계자는 “2004년부터 구축된 연구장비의 경우 60% 정도가 이미 10년 이상 된 노후화장비로 자체 예산을 들여 유지보수 및 업그레이드를 통해 활용하고 있다보니 활용도가 최근 장비보다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구장비 특성상 단순히 활용도로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연구장비가 꼭 필요한 곳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분석해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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