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면 입구 ‘은빛 풍어’ 조형물
“지역 정서와 부조화”
10년 만에 철거 결정

포항시 남구 동해면 도구리 입구에 설치된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의 모습. /포항시 제공
조형물의 상징적 의미 부적합 및 지역성 부재 등의 논란을 빚었던 포항시 동해면 입구의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가 10년만에 철거된다.

포항시는 동해면민들의 지속적인 철거 요구에 따라 동해면 도구리 포항공항 입구에 설치되어 있는 ‘은빛 풍어’ 조형물의 철거가 결정됐다고 24일 밝혔다.

제5회 포항시 경관위원회(위원장 최용달)는 지난 21일 공공조형물 ‘은빛 풍어’ 철거에 대한 안건을 상정하고 심의해 철거안을 가결시켰다.

심의위원들은 대부분 “공공미술은 지역의 공공성에 기반한 예술작품으로 지역정서와 부합하지 않을 시 공공미술로서의 자격을 잃게 된다”며 “지속적인 철거 요구로 인해 막대한 행정력이 낭비됐고 사후관리 예산편성 등 어려움이 있으므로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 조형물은 2009년 3월 동해면 도구리 마을입구에 2억7천700만원을 들여 설치됐으나 동해면 청년회 및 마을주민들이 거센 반발에 부딪쳤다.

이후 연오랑세오녀의 고장인 동해면과 지역의 정서가 맞지 않다며 지속적인 철거 요구가 이어졌다.

또한 비행장 주변에 설치된 조형물로 비행기가 추락하는 듯한 형상을 연상시킨다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됐다.

이 조형물은 2015년 포항시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므로 지역정서와 부합하는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포항시는 꽁치 꼬리의 상징성에 부합한 과메기 특구지역(호미곶면, 구룡포읍)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 조형물 이전을 적극 검토했다.

이 지역 주민들 역시 조형물이 비상하는 형상이 아닌 땅에 거꾸로 박힌 형상이라는 부정적 의견이 제시되는 등 반대의견이 많았다. 또한 이전을 위해 작품을 4등분해 운반해야 하는데 따른 작품의 예술성 훼손 우려마저 제기됨에 따라 포항시는 이전안을 백지화하고 철거 계획 수립했었다.

정종영 포항시 수산진흥과장은 “시민들의 소중한 혈세가 투입된 작품이므로 우리 시에서도 최대한 유지·보존하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했으나 조형물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부득이하게 철거를 결정하게 되었다”며, “이번 사례를 선례로 남겨 행정을 추진함에 있어 지역 정서와의 화합이나 융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시민공청회를 개최하거나 사전에 충분한 의견조회를 하는 등 지역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소통을 강화하여 향후 이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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