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상륙한 액상형 ‘쥴’
USB와 비슷해 휴대·숨김 간편
호기심에 청소년 구입 늘어나
美청소년 흡연율 증가 영향 입증
정부, 학교·학부모에 공문 전달
불법판매 집중점검 등 대응나서

전자담배 이용이 일반화하면서 청소년들이 흡연에 무방비에 노출되고 있다.

액상형 전자담배인 ‘쥴(Juul)’이 최근 국내에 상륙하면서 청소년들의 흡연율이 증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소년 흡연을 미리 예방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과 지도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보급이 확산되고 있는 전자담배 쥴은 형태가 USB와 비슷하게 생겨 휴대와 숨김이 간편하고, 원조격인 미국의 보건당국에서도 이미 청소년 흡연율 증가에 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23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율은 지난 2007년 13.3%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16년 일시적으로 6.3%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2017년 6.4%, 2018년 6.7%로 2년 연속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청소년들의 전자담배 사용률도 2014년 5%에서 2017년 2.2%로 낮아졌다 지난해 2.7%로 다시 올랐다.

전자담배 쥴은 미국에서도 ‘쥴링’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형태가 담배로서 구분짓기 어렵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자칫 청소년 흡연율을 되려 부추기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쥴은 일반 궐련담배에서 나오는 검은 담뱃재와 특유의 담배냄새가 나지 않아 일선 학교의 학생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호기심에 구입이 늘고 있다는 후문도 전해진다.

학부모인 김모(43·여)씨는 “아들이 최근 새로나온 담배가 친구들 사이에서 유행한다고 말했다”며 “학생들 사이에서 전자담배 유행이 또다시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씨는 “학교 교실 뒤편 콘센트에 이미 몰래 해당 담배를 충전하는 진풍경이 벌어진다고도 들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자 보건복지부도 정부 차원에서 학교·학부모에게 신종담배 특징과 유해성에 대한 정보를 공문형태로 전달하는 대응을 하고 있다. 또한 여성가족부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편의점 등 담배소매점에서 6월까지 청소년 대상 담배 불법 행위를 집중 점검·단속하고 오는 7월부터는 적발 시 과태료도 물리는 방안을 실시 중이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 기관의 단속도 중요하지만 가정은 물론, 청소년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어른들이 청소년의 흡연을 밀착해 예방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한 청소년 심리전문상담가는 “또래와의 어울림이 중시되는 학생들의 특성상 흡연을 막기 위해서는 학생들과 인적 관계를 맺고 있는 어른들의 동참이 필요하다”며 “여러 사회단체들도 편의점 등 판매소 인근에서 주기적으로 청소년 담배 판매 금지를 선도하는 캠페인 활성화 운동이 보태져야 근본적인 흡연율 증가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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