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경합지역
대구

21대 총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긴 시간 같기도 하지만 선거판 10개월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출마를 위해 움직이는 인사들의 총성 없는 물밑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할 수 있다. 선거제 개편안을 두고 앞으로 여야가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석수 확대 및 석패율제 등 다양한 변수는 남아 있다. 또 인구 하한선 미달로 지역구 조정이 필요한 지역도 예상되나, 현재로서는 어떤 지역이 어떻게 될지 가늠이 어렵다. 그러나 ‘승자독식 소선구제’의 총선 룰은 바뀌지 않는다. 총선 후보자들은 한 표 차이로 승리만 한다면 21대 여의도에 입성한다. 총선이 10개월 남았음에도 현역의원들이 지역구 관리에 올인하고, 후보자들이 지역에 얼굴을 알리며 인지도 쌓기에 나서는 등 벌써부터 총력전을 펼치는 이유다. 누가 뭐래도 대구·경북(TK) 정치권은 현재 보수 성향이 강하다. 자유당 시절만 하더라도 대구는 야도(野都)였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보수의 본산으로 자리 잡혔다. 대구, 경북에서도 경북은 정치성향이 좀 더 독특하다. 경북지역 13석 모두 한국당 의원들이 당선됐을 정도로 한국당 독점구조의 정치지형을 구성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에서도 현역의원들은 한국당을 지켰다. 영원히 닫혀 있을 것만 같던 경북의 정치 성문. 그러나 지난해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는 많이 열렸었다.

북구을

3선 도전 민주 홍의락 의원 맞서
한국당 최소 5명 공천혈투 예고
정의당·무소속 후보도 채비

대구 북구을 지역은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터를 잡고 3선을 노리는 곳이다.

한국당은 오는 총선에서 당차원의 전력투구를 해야 할 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내 경선에는 김재원 의원, 박준섭 한국당 법률자문위원을 비롯 주성영·서상기 전 의원 및 이범찬 전 여의도연구원 자문위원 등 최소한 5명이 출마태세를 갖추고 있을 정도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여기에 정의당은 조명래 전 전국위원과 이영재 북구지역 위원장의 출마 거론되고 무소속의 황영헌 전 바른미래당 당협위원장도 출마태세를 가다듬고 있는 등 다양한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다.

특히 대구시장 3선을 하지 않겠다고 알려진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권 도전에 앞서 이곳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소문이 한때 나돌기도 했지만, 해프닝에 그쳤다.

최근에는 권 시장 출마 대신 행정·경제부시장 중 한명이 북구을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어 한국당 당내 경선에만 최소한 6명이 도전하는 상황이 될수도 있다.

김재원 의원은 북구을로의 지역구 변경설에 극구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북구을 지역 의성향우회 등을 중심으로 출마설이 꾸준히 퍼지고 있어 진위를 파악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과거 의성에서 상주로 주소를 옮길 때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된 바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당안팎의 관측이다.

서상기 전 의원의 경우 일부에서 나이 등을 고려해 총선보다는 다른 쪽으로 선회했다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총선이 가까워져야 당내 경선 참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경북 울진이 고향인 주성영 전 의원은 북구을에 변호사 사무실을 두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북구을과 고향 지역구 출마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두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박준섭 변호사는 그동안 북구갑 출마에 이름을 올린 상태이지만, 지역내에서 참신성을 가진 젊은 정치신인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북구을에 도전해도 당내 경쟁 후보는 물론이고 본선에서도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의당의 조명래 전 전국위원과 이영재 위원장은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로 결정되는 인사가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고 반(反)한국당 정서가 강한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외연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무소속의 황영언 씨는 유성걸 전 의원과 함께 한국당 입당이 유보되면서 다시 입당절차를 거치게 되면 당내 도전에 나서고 그렇지 않을 경우 무소속 출마도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성갑

차기 대권주자 김부겸의원 대항
한국당 정치 1번지 탈환 사활
김병준 비대위원장 차출 등
중량감 있는 후보로 빅매치 예고

대구정치 1번지인 수성갑 지역 역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지역구로 자유한국당 공략지역으로 분류되는 곳이다.

행정안전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지역구 관리에 소홀했다는 평가가 나돌면서 어느 때보다 한국당 측 인사들의 도전바람이 거세어지는 분위기다. 김 의원은 장관직을 마치고 곧바로 지역구에 살다시피하면서 주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며 한국당 도전자들과의 일전채비를 갖춰가고 있다.

한국당 당내 경선참여자로는 정순천 당협 위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 등을 비롯, 남상석 전 한국당 대구시당 안보위원장과 김현익 변호사, 한국당 복당을 기다리는 김경동 전 바른미래당 수성갑지역위원장 등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차출설도 꾸준히 나도면서 빅매치로 총선이 치처질 것으로 점쳐지는 지역이다.

김 전 위원장은 2개월여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영남대에서 특강을 한데 이어 수성구 지역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가져 수성갑 차출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또 성주에서 태어나 초·중·고교와 대학을 모두 대구에서 나온 김 전 위원장이 고향에서 출마하지 않겠다고 언급했지만, 항상 당을 위해 국민의 원하는대로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어 한국당 내 험지에 속하는 수성갑에 출사표를 던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만일 김 전 위원장이 출마한다면 경선이 아닌 전략공천을 통해 성사될 것으로 지역 정가는 보고 있다.

이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김부겸 의원에 대적할 만한 인물로는 현재 당내에서 거론되는 인사들로서는 중량감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는 지적이 당 내외에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출마준비를 해온 한국당 내 경선 인사 중 정순천 당협위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은 그동안 수성갑 당선의 바로미터는 지역민과의 친밀감과 밀착력이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과거처럼 낙하산 인사를 공천하게 되면 필패의 카드가 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에도 당 내외에서는 수성갑은 대구 정치1번지라는 상징성과 대구·경북지역 판세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하고 한국당 입장에서 반드시 탈환해야 하는 지역이고 여당 후보가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만큼 한국당에서 중량감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다.

중·남구

초선 강세 전통에 물갈이 기대감
10여명 후보군 출마 움직임
재선 도전 곽상도 의원 대적
한국당서만 5~6명 공략 나설 듯

대구 중·남구는 그동안 지역 유권자들이 초선의원만을 배출할 만큼 재선 도전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현재 한국당의 곽상도 의원이 자리잡고 있는 곳으로 재선을 노리는 상황에서 당내에는 배영식 전 의원과 임병헌 전 남구청장, 이인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도건우 전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 임형길 전 홍준표 당 대표 특보, 강연재 홍준표 전 당대표 법무특보 등 5∼6명이 한국당 공천 도전자 그룹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과 김현철 전 남구의회 의장 등이 준비중이다. 바른미래당에서는 김희국 전 의원과 윤순영 전 중구청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경선의 경우 최근 곽 의원이 당내 저격수 역할을 하면서 인지도와 지지도 면에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당협위원장직은 물론이고 당 공천에도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성사되리라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당 경선 참여 예정자들은 당 비대위 시절 당협위원장에서 배제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는 판단 아래 당협위원장직과 경선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배영식 전 의원은 황교안 당 대표와 대학 동문인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생애 마지막 총선에 도전한다는 각오로 지역구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임병헌 전 남구청장은 3선의 구청장을 역임하면서 누구보다 지역의 어려운 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어 지역민과의 접촉을 표심으로 연결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보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역민과 소통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인선 대경경자청장은 청장 임기를 다 채우고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는데 매진하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지난번 총선때 당내 경선에서 지역구를 옮겨야 하는 아픔을 겪은 만큼 이번 도전을 통해 명예를 회복하는데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도건우 전 대경경자청장은 권영진 시장의 후광을 업고 중·남구에 출마해 권 시장의 시정 행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 당협위원장 공모에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형길 전 특보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당내 중구청장 경선후보로 나섰던 경험과 홍준표 전 당대표와의 인연 등을 강점으로 참신성을 내세우며 오는 총선에 반드시 출마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정중동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홍준표 전 당 대표키즈인 강연재 법무특보는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한 지역 출신으로 지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서울 노원구병’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바 있어 중·남구를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이재용 전 환경부장관은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지난 2008년과 지난 2012년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선 경험이 있고 당내 중량감 있는 후보군에 포함돼 있어 항상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당이 차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에는 김희국 전 의원과 윤순영 전 중구청장도 총선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김희국 전 의원은 유승민 의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면서 적극적인 행보를 통해 의원직 탈환을 노리고 있다. 윤 전 청장은 최근 사단법인 ‘여성과 도시’ 초대 이사장에 취임하는 등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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