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소년회와 벽동사(碧瞳社)
대구소년회와 벽동사(碧瞳社)
  • 등록일 2019.06.20 20:17
  • 게재일 2019.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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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

대구는 서울과 평양에 이어 1920년대 초부터 그 활동이 두드러진 곳으로 몇몇 선구자적인 서양화가들에 의해 근대 서양화단 형성이 두드러졌다. 그리고 이들 서양화 도입기 1세대 화가들을 중심으로 당시 대구화단을 이끌어간 영과회(零科會)와 향토회(鄕土會)의 회원들은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화가(畵家)라기보다는 근대 서구문화를 지역에 소개하고 보급하는 선구자적인 지식인으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쳤다.

대구 근대화단의 대표적인 서화가 석재 서병오는 교남서화연구회(嶠南書畵硏究會)를 통해 근대화단 형성과 후진양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으며, 이여성, 이상정, 서동진, 김호룡, 배명학, 박명조, 김용준, 최화수, 이상춘, 이갑기, 이인성, 김용조, 서병기 등 다양한 서양화가들의 활동은 영과회와 향토회의 미술그룹 활동으로 이어졌다. “서양화 연구단체인 향토회의 활동은 대구서양화단의 기록적인 성사임은 물론 조선 미술계의 일익에 커다란 기염을 토하는 사건으로 출범했다”는 당시 신문기사처럼 당시 우리나라 화단의 화두였던 ‘향토색론’을 성실히 실현한 향토회의 활동은 단순히 지역성을 가진 미술그룹의 활동이 아닌 한국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배출해 내는 산실 역할을 담당했다.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대구 작가들의 부각은 이러한 미술그룹들의 적극적인 활동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1922년 제1회 교남시서화전(嶠南詩書畵展)과 함께 1927년 대구노동공제회관에서 마련되었던 영과회 창립을 시작으로 대구 근대화단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한편으로 대구미술은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상황과 수동적 근대문화의 수용으로 인해 적잖은 문제점을 낳은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들이다. 일본인 미술그룹인 자토회의 활동과 대구 화가들의 찬조출품 배경, 영과회 해체 이후 조직되어졌던 과료회의 출현과 진보적 좌파경향의 예술인들의 활동내용, 나아가 향토회가 한국 서양화단에 끼친 영향과 회원들의 작품 활동 규모 등 아직까지 정확한 자료와 수집된 추가 자료들이 전무하고, 선행 연구자들의 연구결과에만 의존해 나가고 있는게 대구근대미술사의 현실이다.

필자는 최근 당시 발행된 신문보도들을 통해 당시 대구미술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과 활동들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었다. 1924년 대구소년회(大邱少年會) 주최로 개최된 ‘대구아동자유화전람회’를 통해 당시 대구가 미술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높았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었다. 5세부터 17세까지 유아부와 소년부로 나눠 마련된 전람회는 새롭게 건립된 조양회관에서 마련되었다. 서동진, 이상정, 최윤수, 나지강 등 심사위원 명단을 통해 전시회 규모와 성격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1927년 지역 미술·음악·문학인들과 소년작가·화가들이 함께 마련한 영과회 창립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에 앞서 1923년 창립된 벽동사(碧瞳社)는 대구에서 활동 중이던 서양화가들의 연구단체로 그 존재와 의미가 새롭게 부각되었다. 이상정, 황윤수, 박명조, 이여성, 정용택, ○○○ 등으로 구성된 회원들은 미술연구와 창작을 목적으로 월 1회 정기 모임과 전람회 개최를 통해 지역미술인구 저변확대를 주도했다. 단체의 규칙을 좀 더 살펴보면 매월 정기적인 회비 납부와 완성된 작품의 보관을 통해 전문적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1920년 후반 서동진에 의해 개설된 대구미술사(大邱美術社)와 1936년 남산병원에 문을 연 이인성양화연구소(李仁星洋畵硏究所)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이어졌다. 대구는 이처럼 대구 서양화 1세대 화가들의 헌신적 노력 덕분에 대구·경북을 ‘한국 근대미술의 메카’라는 명성을 얻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제 선배 화가들이 만들어 놓은 명성과 영애를 지키기 위해서는 현재 대구·경북미술을 지켜 나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몫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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