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기업이 뿌리내려 성장하는 토양, 사람은 기업을 성장시키는 에너지”
포스코 기업시민위원회 출범… 공헌을 넘어 사회적·경제적 가치 창출키로
랜드마크 조성·봉사 등 다양한 사업… 기업시민연구소 마련 학술적 연구도

“지금 우리는 경제적 성과와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새로운 성장방식의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지난해 7월 27일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한 최정우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포스코그룹 스스로가 사회의 일원이 돼 공존과 공생의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시민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 포스코’를 새로운 경영이념으로 내세웠다. 국내 대기업은 어디라고 할 것 없이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하지만, 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은 남다르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은 창립 초기부터 이어져온 ‘제철보국’정신을 이어받았다. 단순하게 착한 기업으로서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포스코의 새로운 시도가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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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기업시민인가

위대한 기업은 규모, 경쟁력, 핵심역량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다. 위대한 기업들을 사업(business)을 통해 경제적 성과를 잘 거두면서도 미래를 위해 사회(society)와 사람(people)에 대한 투자를 적극적으로 수행한다. 사회는 기업이 뿌리내리고 성장하는 토양이고, 사람은 기업을 성장시키는 에너지이기 때문에 지속 성장을 위해서 늘 관심 가지고 키워나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한때 대마불사의 시대가 있었다. 한마디로 큰 기업이 위대한 기업으로 인정받는 시대였다. 미국의 글로벌 경제지 포춘지(Fortune)는 1955년부터 전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의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1980년대 들어 순위에 오른 기업들이 계속 머무는 기간이 계속 짧아졌고, 심지어 사라지는 일이 빈번해(1994년 생존기업 160개로 생존 확률 32%)지면서 더 이상 큰 기업이 위대한 기업이 아닌 시대가 도래했다.

이에 포춘지는 1983년부터 존경받는 기업(The admired companies) 순위를 발표하기 시작했다. 이제 글로벌 경쟁의 시대를 넘어 세계 경제는 지금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생각하는 지속가능 경영을 실천해야 하는 시대를 맞이했다. 돈을 버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벌고, 미래 사회를 위해 어떤 투자를 하고 있는 지가 중시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추어 최근 국내 기업들도 사회적 가치 중시 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SK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통해 미래 기업가치를 한 단계 상승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을 ‘함께 가요 미래로! 인에이블링 피플(Enabling People)’로 정하고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포스코는 올해로 창립 5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51년은 한국 경제의 성장에 발맞추고 기여하는데 주력해 왔고, 그 중심에는 제철보국이라는 철학이 자리하고 있었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정확히 읽어내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포스코가 앞으로 맞이할 미래에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경제적 도전과 사회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데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미래 50년을 성공으로 이끌 정신과 가치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그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논의만 다를 뿐이다. 포스코는 창립 이후, 시대적 요구를 회피하려고 하기보다는 지역과 공생하고 국민과 함께하기 위해서 다양한 공헌활동을 추진해왔다. 남들이 낸 길을 따라 가기 보다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왔고, 혼자 잘 되기보다는 다 같이 잘되기 위한 길을 선택해 왔다. 포스코에는 바로 이러한 기업의 체질 속에서 이미 시대의 문제를 인식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DNA가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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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기업시민

포스코는 지난해 ‘더불어 함께 발전하는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이에 따른 경영비전을 ‘위드 포스코(With POSCO), 위아더 포스코(We’re the POSCO)’로 정했다. 지난 50년의 발전 동력이 ‘제철보국’ 이였다면, 미래 50년의 성장 에너지를 ‘기업시민’이라고 정한 것이다.

시민이란 같은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회구성원들과 연대감을 갖고, 상대를 존중하며,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주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기업시민이라 함은 기업에 시민이란 인격을 부여하여 기존 경제적 주체로서의 역할에 더하여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적극적으로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포스코는 창립 이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다양한 공익적 활동을 추진해 왔다. 포항과 광양지역의 교육과 문화 인프라를 조성하고, 제철장학회와 포항공대 설립 등 인재양성에도 꾸준히 매진해 왔다. 또한 포스코청암재단, 포스코봉사단, 포스코1%나눔재단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왔다. 이처럼 다양한 공익 활동을 통해 기업사회공헌의 롤모델을 제시하고 국민기업으로 자리매김을 했으나, 그 동안의 국민기업과 같은 표현은 사회적 책임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수동적, 피동적이라는 한계가 있었다.

기업시민을 경영이념으로 선포한 것은 이제 포스코가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어 기업시민으로서 자발적이고 적극적이며 능동적인 자세로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가 선순환 하는 경영활동을 펼쳐나가겠다는 큰 뜻이 담긴 것이다.

포스코의 기업시민 개념은,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과 역할 확대에 따라, 기업이 기존의 경제주체 역할에 더하여 사회 이슈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민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는 것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활동을 의미한다.

따라서 포스코 기업시민 경영이념은 경영비전과 각 부문의 역할은 물론, 인재상, 임직원 자세와도 일관되게 하나로 연결돼 있는 것으로, 포스코는 향후 그룹의 모든 경영활동은 기업시민 이념에 부합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며, 임직원들도 일상 업무에서 자연스럽게 기업시민 이념을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기업시민활동이란 포스코그룹 임직원들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부가적인 활동이 아니라 평소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기업시민 관점에서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고, 자신의 행동 중에서 무엇을 바꿔 나가야 할지를 고민하며 업무를 수행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포항 운하관 벽화봉사 

□기업시민 관련 조직신설

포스코 최정우 회장은 지난 3월 15일 포스코 기업시민 경영이념과 기업시민활동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포스코 그룹의 최고 자문기구로 기업시민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기업시민위원회는 사외전문가 및 사내외 이사 총 7명으로 구성되며, 경영, 법학 등 각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보유한 사외 전문가 3인을 기업시민위원회 위원으로 선임함으로써, 기업시민 활동이 기존의 사회공헌적 성격을 넘어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기업시민위원회는 매 분기별로 개최되며, 향후 포스코그룹 기업시민 전략에 대한 자문과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 트렌드 변화에 대한 제언은 물론 기업시민활동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성과점검 등을 맡아 수행하게 된다.

포스코는 앞으로도 기업시민으로서 사회적·경제적 가치 창출을 모색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 등을 기업시민위원회를 통해 자문을 받아 수행해 나갈 계획이다.

올 초에 신설된 기업시민실은 포스코그룹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다양한 사업을 주도해 나간다. 기업시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직원들의 활동 방향에 대한 상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기업시민실은 지난 4월 1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포항시와 함께 환호공원 명소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환호공원이 전국의 명소가 될 수 있도록 포스코의 철강재를 이용한 세계적 작가의 철강 조형물을 설치해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특별함을 느낄 수 있는 랜드마크로 조성하는 활동도 펼치고 있다.

또 1% 나눔재단을 기부자와 함께하는 활동, 임직원들이 공감하는 사업 중심으로 개편하고, 직원들의 봉사활동은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재능봉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첫 활동으로 지난 1월 지난 한 해 동안 봉사와 나눔 활동에 앞장서 온 포스코와 그룹사, 해외법인, 협력사의 임직원 봉사단 및 외부 파트너기관을 대상으로 2018 기업시민 봉사상을 수여했다. 3월에는 기존 러브레터를 기업시민 러브레터로 개편하고 쌍방향 소통을 강화했다. 사회적 이슈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더욱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앞으로 포스코 기업시민실은 사회적 니즈에 부합하는 새로운 공헌활동을 추진함으로써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가 선순환 되는 사회공헌 체제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 3월, 포항공대 융합문명연구원에는 기업시민연구소(Corporate Citizenship Research Institute)가 마련됐다. 이 곳에서는 기업시민 연구와 사회적 가치 연구, 융합적 연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학술적 연구와 사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기업시민 연구활동은 학술적 연구 중심으로 수행하며, 기업시민의 개념과 필요성, 역할, 역량, 활동방향 등 개념적인 정의와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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