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와 경상북도는 지난 3월 20일 구미시청에서 5G 기술의 선두기업인 ㈜KT와 ‘5G 산업육성 및 실증환경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위) 구미시가 추진한 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 용역 보고회 모습. /구미시 제공
구미시와 경상북도는 지난 3월 20일 구미시청에서 5G 기술의 선두기업인 ㈜KT와 ‘5G 산업육성 및 실증환경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위) 구미시가 추진한 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 용역 보고회 모습. /구미시 제공

구미시에 두가지 변화가 주목을 끈다. 포항의 철강산업과 함께 전자산업의 메카로 지역경제를 견인해온 구미에 새로운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5G산업의 정책 추진 현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과 투자촉진형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그것이다. 구미에 부는 변화의 바람이 어떤 결실을 맺게 되는지를 알아본다.
 

‘5G 기반 테스트베드 구축사업’ 최종 선정
총사업비 198억 규모
2019~2023년까지 5년간 추진
세계 최초 5G상용화 맞춰
신산업 육성 선제적 대응으로
지역 경제 혁신성장 견인

LG화학 ‘배터리양극재 생산공장’ 건설
세금감면·부지제공·정주여건 개선 등
구미시, 다양한 투자인센티브 제시
기업·지역 상생 롤모델화

장세용 시장 “LG화학은
투자촉진형 구미형 일자리의 시작
미래자동차 완제품 생산단지가
진정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의 완성”

□구미시 5G산업의 중심이 되다

지난 4월 3일 국내 통신 3사가 5G 1호 가입자 탄생을 일제히 알리면서 한국은 명실상부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 국가로서 위상을 갖게 됐다. 5G는 방대한 데이터를 아주 빠르게(초고속) 전송하고, 실시간(초저지연)으로 모든 것을 연결(초연결)하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이다. 이러한 미래 신기술의 집약체인 5G의 핵심사업이 이제 구미에서 실현될 예정이다. 구미시는 전 세계 시장에서 5G산업의 메카가 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5G(5세대 미래이동통신: 5th Generation Mobile Telecommunication) 산업은 흔히 ‘4차 산업혁명의 혈관’으로 비유된다. 미래 신기술에 있어 5G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 신기술인 △대용량 콘텐츠를 초고속 전송을 통한 VR 생방송, 홀로그램 통화 혹은 공연 △실시간 제어를 통한 자율주행자동차, 원격수술용 로봇, 치안·안전·측량용 드론 △수많은 센서와 기기 연결을 통한 사물인터넷, 스마트팩토리, 스마트시티 등이 모두 5G 기반 위에서 실현된다. 이처럼 5G는 기존 이동통신의 단순한 진화를 넘어 혁신적 융합서비스와 첨단 단말·디바이스 등 신산업 창출이 가능하다.

구미시는 지난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사업인 ‘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에 최종 선정됐다. 앞서 3월 5G 연구개발사업(핵심부품 개발사업) 국비 90억 확보에 연이은 쾌거이다. 이로써 구미시는 세계최초 5G 상용화에 맞춰 5G기반 신산업 육성 및 시장 활성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공공 선도투자’·‘민간투자 확대를 통한 테스트베드 조성 및 산업고도화’라는 ‘5G+전략’ 정부 발표와도 부합하는 것이다.

‘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은 총 사업비 198억(국비 128, 도비 21, 시비 49) 규모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추진된다. 이 사업은 5G 융합제품을 개발하는 중소기업들에게 ‘개방형 5G 테스트베드’를 제공하는 것으로,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고가의 5G 시험망 장비를 구축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기업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테스트베드 인프라를 공공의 재원으로 구미시가 선도적으로 구축하게 됐다. 지역 및 국내 중소기업들은 구미의 5G 테스트베드를 이용함으로써 비용절감 및 개발기간 단축, 불량률 감소 등 경제적 효과 창출 뿐만 아니라, 테스트를 거친 제품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검증된 제품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주목할 점은 전국적인 5G 원격신호 송출 서비스 지원으로 이용기업이 테스트베드 시설 현장에 직접 오지 않고도 인접 지역에서 시험을 할 수 있는 환경도 제공한다.

그렇다면 5G를 두고 왜 구미가 나섰나. 구미시는 ICT 제조업의 집성지이자, 이동통신기기 및 스마트기기 등 국가 최대의 전자기기 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또 이미 구축된 2G∼4G 시험망 모바일 테스트베드가 운영되고 있어, 융합산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러한 구미시만의 강점은 5G 융합산업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는 기업들이 먼저 알고, 구미시와 손을 잡으려 하고 있다. 지난 3월 5G 기술의 선두기업인 (주)KT는 구미시와 ‘5G 산업육성 및 실증환경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구현모 (주)KT 사장이 직접 참석해 체결한 업무협약은 △구미 5G 테스트베드를 활용한 시험인증 협력 △5G 융합서비스를 활용한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등 실증협력 △5G 체험관 및 기업홍보관 구축 협력 △경북지역 기업 R&D 역량강화를 위한 5G 산업생태계 조성 협력 △5G 맞춤형 청년인재 양성 및 스마트캠퍼스 조성 협력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으로 지역 중소기업의 5G 융합디바이스 개발 지원하고,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직접 5G 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실증환경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5G는 공공·사회 전반의 혁신적 변화를 이끌 원동력으로,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며 “구미시는 5G 강소기업 육성을 통해 지역경제 혁신성장에 기여하고, 구미시가 5G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구미시가 추진한 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 용역 보고회 모습. /구미시 제공
구미시가 추진한 5G 시험망기반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 용역 보고회 모습. /구미시 제공

□투자촉진형 구미형 일자리

광주에 이은 두 번째 지역 상생형 일자리 창출 모델인 ‘구미형 일자리’사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LG화학은 구미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5천억 원에서 6천억 원이 우선 투자되고, 1천명 이상의 직간접 고용이 기대된다. 구미형 일자리가 광주형 일자리와 다른 점은 ‘투자촉진형’이라는 점이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가 ‘투자촉진형’모델이기 때문이다. 광주의 경우처럼 근로자 임금을 낮추지 않으면서, 지자체가 LG의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금 감면과 공장부지 제공, 행정절차 간소화 등 최대한의 지원책을 동원했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인력확보 지원, 직원 사택 등 주거와 근로자 복지 혜택의 구체적인 당근도 제시했다. 노동계가 대기업 특혜를 문제삼고 있지만, 임금 저하에 따른 노조의 반발이 걸림돌이 될 우려가 비교적 낮다. 또 전기차 배터리는 차세대의 고부가가치 성장산업으로 수요 전망이 밝고, 사업의 확장 및 지속가능성도 높다. LG 측이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 이유다. 구미형 일자리는 투자촉진을 통해 기업과 지역이 함께 상생하는 모델로, 잘 진행만 된다면 그동안 해외로 나갔던 우리 기업들의 국내 유턴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다.

LG화학이 구미에 배터리 완성품이 아닌 소재인 양극재 생산 공장을 건설키로 한 이유가 무엇일까. 이에 대해 관계 기업들은 LG화학이 배터리 원재료 내재화를 통해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분석한다.

양극재는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 등과 함께 배터리의 4대 소재다.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하며 배터리 생산원가의 40% 가량에 달하는 핵심소재다. LG화학이 구미에 양극재 생산 공장을 짓기로 한 건 완성품과 소재 간 수직 계열 체계를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이 핵심 소재를 확보하는 게 더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배터리 양극재 시장이 1년새 2배 이상 늘어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LG화학이 구미에 양극재 공장을 건설하는 이유이다. 앞서 LG화학은 현재 25%인 양극재 내재화 비중을 2021년까지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구미형 일자리 사업으로 양극재 내재화 비율을 높이겠다는 목표에 가까워질 전망이다.

구미시와 경북도는 지난 7일 LG화학에 ‘구미형 일자리 투자유치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LG화학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구미시는 제안서에서 세금감면, 부지제공, 정주 여건 개선 등 다양한 투자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구미시와 LG화학 협상단은 지난 11일부터 2∼3주간 이달 중 조인식을 목표로 구체적인 협상을 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일각에선 LG화학이 배터리 완성품이 아닌 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구미시는 구미형 일자리가 이제 시작단계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구미시가 궁극적으로 바라고 있는 구미형 일자리는 어떤 것일까. 이는 지난 3월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9 새경북포럼 상생형 지역 일자리 창출방안 토론회에서 장세용 시장의 말에서 엿볼 수 있다. 당시 장 시장은 “시장에 당선되자마자 추진했던 것이 바로 구미형 일자리이다. 전기 자동차, 그와 관련된 배터리 산업 (기업) 몇 군데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구미형 일자리 완성은 전기 자동차 완제품 생산이라는 것이다. 구미시는 기업들이 원하는 정주여건을 만들어 전기 자동차 생산 단지를 만들 계획이다.

장세용 구미시장은 “LG화학의 구미형 일자리 사업 투자는 구미에서 전기 자동차 완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작 단계일 뿐”이라며 “구미에 기업들이 원하는 정주여건을 만들고, 5G사업과 자동차 사업을 접목한 미래형 전기 자동차 완제품을 생산하는게 진정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다. 구미시민들과 한마음으로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완성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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