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대구경북(TK) 정치인들이 지난 주말 대구에서 만나 부·울·경의 가덕도신공항 건설 움직임을 적극 저지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만남에는 한국당 TK발전협의회 회장인 주호영 의원과 곽대훈 대구시당위원장, 장석춘 경북도당위원장, 국회국토교통위원회 김상훈 의원, 김석기 의원과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참석해 비공개리에 회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이날 모임을 주도한 주 의원은 기자와 만나 가덕도 신공항과 관련해 “5개 광역단체가 어렵게 결정한 사안을 번복 시도하는 것은 국력의 낭비고 관문공항 건설을 지연시켜 영남권 전체에 피해를 주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 부산경남 의원들이 총선전략으로 공항문제를 거론하고 있어 더이상 묵과 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했다”며 “TK의원들이 단합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밝혔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해 그동안 다소 느슨한 태도를 보였던 TK정치권이 강경 대응 움직임으로 돌아선 것은 퍽 다행한 일이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애초부터 관문공항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판정을 받은 사안으로 재론 자체가 부적절하다. 그런데도 부산경남 광역단체장 중심으로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끄집어 낸 것은 지역 이기주의에 근거한 정치적 공세로 밖에 볼 수 없다.

가덕도 신공항은 지난 2016년 남부권 신공항 사업의 정부 용역을 맡았던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조사 결과에서도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곳이다. 입지적으로 불리하고 경제성, 접근성, 안전성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이미 5개 광역단체장이 이 부분에 대해 합의까지 마친 사안이어서 PK정치권이 다시 거론한 자체가 넌센스다. 정치적 압력으로 5개 광역단체장이 결정한 사안을 번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만일 뿐이다. 1천300만 명의 영남권에 두 개 관문 공항이 존립할 이유가 없다. 특히 군공항 이전에 따라 함께 이전할 통합대구신공항은 가덕도 신공항이 용인된다면 동네공항 수준으로 전락할 것이 뻔하다. 김해신공항 결정은 남부권 주민 공통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란 점에 함께 그 결정을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구경북 발전협의회는 주말임에도 긴급 회동, 이 문제를 집중 논의 한 것은 부산경남지역의 가덕도 신공항 추진 움직임이 심상찮음을 감지한 탓이다. TK 정치권은 국토부와 총리실 입장을 확인하고 이번 주 내 대구경북 국회의원 전원회의를 소집해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부산경남이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적 의도가 깔린 전략이란 점에서 지역 정치권의 대응이 어떨지 주목된다. 가덕도 신공항은 논리적으로나 합리성에서 국민적 지지를 많이 잃고 있다. 지역 정치권이 본격 대응에 나섰으니 정부가 균형 잡힌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정치권의 단호한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지역 정치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