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영 선

고니가 둥지 밖으로 날아오른다

먹이를 찾아

고니는 오늘도 들판을 헤매다 돌아왔다

들판이 저리 넓은데

(…)

어둔 밤에 돌아온 고니가

날개를 접고

둥지에 웅크린 채 잠들어 있다

연봉 1400만원 계약직 일자리를 찾아

파닥이다 돌아온

어린 고니의 발바닥이 새까맣다

시인은 최저임금을 받으며 하루 종일 고생하고 돌아와 잠든 어린 계약직 근로자의 피곤한 모습을 보며 먹이를 구하려 넓은 들판을 헤매다 둥지에 돌아와 잠든 어린 고니의 까만 발을 떠올리고 있다. 이런 까만 맨발의 고니들이 도처에 허다한 현실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