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와 포항시, 국회철강포럼 그리고 본지가 함께 마련한 한국은행 창립 제69주년 기념 ‘지역경제 세미나’에서 철강도시 포항의 활로를 넓히기 위해서는 소재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원스톱 생태계 조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철강도시 포항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근본적 치유책으로 이 같은 대안이 지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해법을 찾자는 노력에는 부족했다. 이제부터라도 더 강도 높게 해법을 찾아보자는 것이 이번 세미나의 결론이라 본다.

본지는 올 신년 초 특별기획에서 ‘포항 철강 생태계 재구축’이란 주제로 연재를 한바 있다. 연재물에서는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한축을 담당했던 철강산업의 중심도시 포항에서 철강소재를 기초로 한 완제품이 하나 없는 현실을 꼬집었다. 철강도시라 하지만 ‘메이드인 포항’(Made in Pohang)은 포항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이 말은 철강산업은 우리나라 생태계 전체를 놓고 볼 때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포항으로 국한해 보면 기초소재와 중간재만 오랫동안 생산한 도시에 머물러 왔다는 것이며 완제품 생산을 위한 생태계는 아예 형성조차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한국은행 하대성 포항본부장은 이 문제에 대해 “포항에서 생산된 철강소재가 울산, 경남 등 다른지역으로 공급돼 완제품을 생산하는 구조로 고착돼 있다”며 “다른지역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포항경제가 크게 영향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제 발표에 나선 한은 박진혁 과장은 포항에서 생산시도가 가능한 사례로 압력솥, 프라이팬 등 주방용 금속제품과 한-러 경제협력 등을 염두에 둔 쇄빙선과 포항-울릉간 운행할 위그선 제작 등을 손꼽기도 했다.

이제부터라도 철강도시 포항이 완제품 생산도시로 변모하기 위한 준비에 서둘러 나서야 한다. 경북도는 연초 경북 제1의 도시 포항시 산업의 절반을 넘는 철강산업의 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 신소재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경북도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포항의 산업구조를 혁신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또 포항시도 블루밸리공단과 영일만산업단지 등에 조선, 자동차 등 철강관련 기업을 유치하는데 전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지금 글로벌 경제 위기와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철강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 대기업은 해외시장으로 사업장을 넓히면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중소기업들은 별다른 대책없이 경기회복만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세미나는 철강을 중심으로 형성된 포항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해법들이 다시한번 제시 됐다. 이제라도 실천하겠다는 의지에 모두가 방점을 찍어야 한다. 경북도와 포항시 그리고 지역의 경제단체들이 머리를 맞대 위기를 맞고 있는 포항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길을 찾는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지금 바로 시작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