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포항본부 창립 69주년
국회철강포럼·본지와 공동
포항 철강생태계 전략 세미나
고부가사업 전환 필요성 등
지역 불황 극복 대안 쏟아내

한국은행 창립 제69주년 지역 경제 세미나가 13일 오후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포항의 자생적 철강생태계 구축전략’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정부와 포항시, 지역 전문가들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철강소재에서부터 완제품까지’ 원스톱 생산 가능한 포항만의 철강생태계 구축이 필요합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가 창립 69주년을 맞아 마련한 ‘포항의 자생적 철강생태계 구축전략’세미나가 13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려 철강업계와 지역의 주목을 끌었다.

이번 세미나는 포항지역 내에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생산 가능한 자생적인 철강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을 논의하고자 기획됐다. <관련기사 2·3면>

지난 1968년 포항제철소가 건립된 이후 50여년간 국내 제조업 부흥을 이끌었던 ‘철강도시’포항은 최근 글로벌 철강시황 악화, 미·중 무역분쟁 격화 등의 영향으로 철강산업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대기업들은 해외로 사업장을 넓히면서 돌파구 마련에 힘쓰고 있지만 규모가 작은 중소업체들은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철강경기 회복 만을 기다리고 있다.

안타까운 현실을 극복하는데 일조하기 위해 한은 포항본부(본부장 하대성)는 포항시, 국회철강포럼, 경북매일신문과 공동으로 이번 세미나를 마련하게 됐다. 본지는 앞서 2019년 새해를 맞아 신년호인 지난 1월 2일자부터 모두 5회에 걸쳐 ‘포항 철강생태계 재구축’특별기획시리즈를 연속 보도해 적지않은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첫 순서로 진행된 주제발표에서는 한국은행 포항본부 박진혁 과장이 ‘최근 포항경제와 지역 철강기업의 구조 분석’을, 대구경북연구원 임규채 팀장이 ‘포항지역 주력산업 생태계분석과 전략과제’를 각각 발표했다.

이어서 포항대학교 김준홍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된 종합토론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철강세라믹과 최진혁 과장, 포항시 일자리경제국 정연대 국장, 포스텍 R&D 전략정책연구소 최상민 책임연구원 등이 지정토론자로 참여해 구체적인 생태계구축 전략 방안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행사에 참석한 한국은행 하대성 본부장은 “포항에서 생산된 철강소재가 울산, 경남 등 다른 지역으로 공급돼 완제품을 생산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다른 지역의 경제여건 변화에 따라 지역경제가 크게 영향받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중간재 뿐만 아니라 완제품 생산까지 가능한 철강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최고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한은 박진혁 과장은 주제발표에서 철강 완제품의 생산시도가 가능한 사례로 압력솥, 프라이팬 등 주방용 금속제품과 한-러 경제협력 등을 염두한 쇄빙선, 포항∼울릉간 운행할 위그선 제작 등을 꼽기도 했다.

국회철강포럼을 이끌고 있는 박명재(포항남·울릉) 국회의원은 “철강기업이 대거 위치한 포항의 경우 세수와 고용이 더욱 어려운 실정으로 포항 철강산업의 생태계를 어떻게 바꾸고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철강산업이 타 산업의 영향을 덜 받고 지역산업으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제품을 고부가가치화·스마트화해 경쟁이 불필요한 제품을 만들고, 수요산업과의 상생방안을 찾아 새로운 생태계를 구성하는 체질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산자부 철강세라믹과 최진혁 과장은 “세계적으로 철강이 공급과잉 상태인 것은 누구나 다 비슷한 제품을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고부가사업으로 전환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정부는 거점대학을 지정해 우수인력을 양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초경량철강 등 경쟁력이 높은 신소재 연구개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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