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도시 대구에서 폭염관련 신기술과 제품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박람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열려 관심이 간다. 행정안전부와 대구시, 경북도는 다음달 11일부터 13일까지 엑스코에서 ‘제1회 대한민국 국제쿨산업전’을 개최한다고 한다. 쿨산업은 폭염과 미세먼지 등 자연재해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하는 산업을 말한다.

대구는 폭염일수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다. 대구의 더위를 묘사한 신조어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대구는 이젠 폭염도시로서 이미지를 많이 굳혔다. 매년 7월 대구 두류공원에서 개최되는 치맥 페스티벌은 폭염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잘 활용한 대표적 여름행사다. 국내외적으로 때를 맞춰 수많은 인파가 몰려드는 등 여름축제로서 비교적 성공한 행사라 할 수 있다.

2016년 대구시는 매년 되풀이 되는 폭염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대구에서 ‘국제폭염 대응포럼’을 개최한 바 있다. 국내외 기상 전문가와 관련 산업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해 폭염과 건강, 관련 산업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벌였다.

이번에 열리는 국제쿨산업전은 이 보다 진일보해 폭염을 산업과 연관해 대구가 폭염과 관련한 산업의 중심지가 되도록 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대구는 전국에서 폭염일수가 가장 많은 도시다. 가장 더운 곳으로 인식된 도시다. 이를 역발상해 대구를 폭염과 관련한 쿨산업의 중심지가 되고자 하는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생각이라 할 수 있다.

세계는 기후의 온난화로 이젠 여름철 폭염은 상수(常數)가 됐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전 세계에 나타난 기록적인 더위는 “장기적 지구 온난화와 관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젠 여름철이면 폭염을 피할 수 없다는 기상학계의 전망이다. 이에 맞서 개최한 쿨산업 박람회는 업계의 호응을 잘 얻는다면 장기적으로 성과가 기대되는 산업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대구는 기후적으로 이미 이미지와 입지를 확고히 해두고 있어 산업환경 조성에 힘을 쏟아 준다면 쿨산업의 중심지가 되기에 매우 유리하다.

폭염은 잘못 관리하면 엄청난 피해를 안겨줄 수 있다. 인명피해뿐 아니라 가축 등 산업적 피해도 적지 않아 앞으로 쿨산업이 맡아야 할 일이 많다. 1994년 우리나라는 폭염으로 3천300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2003년 유럽은 폭염으로 8개 국가에서 7만 명이 숨졌다. 숨진 사람 대부분이 혼자서 집에 거주하는 노인들이었다고 한다. 의학계 조사에 따르면 더위와 사망자 증가율과는 상관관계가 깊은 것으로 분석됐다. 폭염에 선도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재해에 대응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수 있다는 뜻이다. 대구에서 처음 열리는 제1회 대한민국 쿨산업전을 계기로 대구를 중심으로 기후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산업이 우뚝 일어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