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은 인류가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오래 사용해온 금속류다. 사용 연대도 기원전 3천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하니 가히 인류의 역사와 궤적을 같이했다 할만하다. 엘도라도는 황금이 넘쳐나 온 도시가 황금으로 도배됐다는 전설의 도시다. 그러나 중세시대 탐험가들은 어디에 있을지도 모를 전설의 도시를 찾아 머나먼 항해의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 금에 대한 인간의 애착은 시대를 관통할 정도로 집요하다.

골드러시란 말의 유래가 19세기 미국에서 발견된 금광 소식에 몰려든 인파에서 나왔다고 한다. 금이 있는 곳에는 반드시 사람이 들끓었으니 금과 인간의 관계는 불가분이다.

금은 일찍이 상거래의 화폐로, 권위의 상징으로, 화려한 장식으로 인류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집트 왕릉에서도 신라왕릉에서도 화려한 금관과 금으로 된 장식품이 쏟아진 사실만으로 이를 입증한다. 현대에 와서도 금의 존재 가치는 여전히 엄중하다. 금은 탁월한 부의 저장 수단으로 인정받는다. 불확실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주는 수단으로 금만한 것이 없다. 미래에 도래할지도 모를 통화시스템의 붕괴에 대해서도 금은 안전성을 보장할 거라 대부분 믿는다. 금본위제란 금의 가치가 화폐의 기준이 되는 제도였다. 금이 가진 자체의 성질이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하기에 만들어진 제도였다.

금값이 뛰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으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작용한 탓이라 설명한다. 하지만 금값 상승에는 항상 사회적 불안 심리와 연동돼 왔다는 것을 우린 경험으로 알고 있다. 지난달부터 골드바를 판매하기 시작한 우체국에서 한달 사이 43억원어치의 골드바가 팔려 나갔다고 한다. 우체국 관계자도 예상을 뒤엎는 결과라고 한다. 금 거래량도 지난해 8월 이후 최고다. 가격도 지난 1월보다 10% 정도가 올랐다. 재화 수단으로 금은 지구촌 공통의 화폐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가치성 때문에 보험으로서 기능도 한다.

보통서민은 금값이 오르면 괜히 불안해진다. 정치 경제적으로 나쁜 일들이 생길까봐 조바심이 난다. 최근 금값 상승이 행여 정치 경제적 악재에 의한 동요가 아니었으면 한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