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이어 양정철도
김경수 만나 경남 현안 논의
대통령·여권 주요 인사들
PK지역 민심회복 동분서주
집권세력 부·울·경 챙기기에
TK정치권 “패싱 넘어 포기”

더불어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민심 회복에 노골적으로 공을 들이면서 대구·경북(TK) 지역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지역정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이해찬 대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등 여권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김경수 경남지사 및 PK의원들을 만나 PK민심 회복 대책마련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민주당이 PK 지역 민심을 회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김 지사와 양 원장은 10일 경남 창원시 경남도청 지사 집무실에서 만나 20여분간 만나 환담을 했다. 이어 김 지사는 양 원장에게 추경편성 등 2가지 요청사항을 말했다.

김 지사는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를 통과돼야 예산이 시·도의회로 내려오는 절차를 거치는데 마지노선이 오는 21일”이라며 “이 날이 지나면 9월 정기국회로 넘어가게 돼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또 지역의 각 정당의 연구소 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양 원장은 “이렇게 다녀야 지방정부의 생생한 어려움을 듣고 우리가 미처 살펴보지 못한 부분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이나 잔소리 들을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지사는 웃으며 “잔소리 아니고 요청과 당부”라고 했다. 특히 민주연구원과 경남발전연구원은 이날 국가 발전과 경남도 발전에 필요한 정책 개발·연구에 협력하는 내용의 정책협약을 맺었다.

이에 앞서 이해찬 대표와 김 지사는 지난 9일 서울에서 비공개 오찬 회동을 갖고 경남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김해 신공항, 제조업 혁신 등 경남 민생경제 관련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 5일에는 국회 본청에서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부산지역 국회의원 등이 자리한 가운데 PK 현안에 대한 상황을 공유했다. 특히 당 전체적으로 실시한 PK 지역 민심에 대한 면접 결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지난해 지방선거에 비하면 분위기와 상황이 조금 어렵지 않느냐. 그것을 어떻게 개선해 나갈 것인가라는 등의 이야기를 했다”면서 “PK지역은 저희 당 입장에서 전략적 요충지이기에 특별하게 그곳만 여론조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영남권 신공항 문제와 관련한 지역 민심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양상에 지역정가에서는 민주당이 대표적인 험지인 TK지역을 포기하고 PK지역 민심 잡기에만 골몰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TK지역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TK패싱론이 강하게 불면서 민주당에 반감이 존재하고 있다. 민주당 TK지역 한 인사는 “지방선거에서 TK지역에 민주당 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지금은 민주당에 대한 민심이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당내 인사들조차 민주당 차기 대권 주자인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잖다. 김부겸 대항마로 한국당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거론되고 있고,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내면서 TK지역에 소홀했다는 비판도 지역정가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와 민주당 PK단체장 등이 민주당 지도부에 영남권 신공항 문제를 다시 거론하고 나선 것도 TK 민주당 인사들에게는 악재로 여겨진다. TK·PK 모두 신공항 문제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PK 손을 들어준다면 TK는 치명적이다. TK 민주당 한 인사가 “TK패싱을 넘어 TK를 버리는 수준 아니겠느냐”며 불편한 심기 드러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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