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총 4천485건 발생
‘낮은 금리’ 대출사기 가장 많아

경북지역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가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드러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경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발생건수는 총 4천485건이다.

연도별로는 2016년 1천85건, 2017년 1천398건, 2018년 2천2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그 증가 폭도 가파르다.

늘어나는 건수만큼이나 피해액도 폭증하고 있다. 2016년 91억4천만원, 2017년 131억8천만원, 2018년 189억4천만원 등으로 증가하는 등 총 412억6천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유형별로는 금융기관을 사칭하며 낮은 금리로 대출을 권유해 돈을 가로채는 ‘대출 사기형’범죄가 가장 많았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 등 수사기관을 사칭해 이체를 유도하는 ‘기관 사칭형’도 610건이 발생해 총 101억3천만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사칭형 범죄는 대출사기형 범죄보다 발생 건수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단일 건으로 비교하면 피해 금액의 규모가 훨씬 더 크다.

대출사기형이 건당 859만원의 피해가 생긴다면 기관사칭형 피해액은 건당 1천887만원이 발생해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수법이 점점 고도화·조직화하면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20∼30대 젊은 층도 적잖은 피해를 당하고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30대 이하의 젊은 층의 보이스피싱 피해 건수는 2016년 6천944건(전체사건의 49.0%), 2017년 1만160건(53.8%), 2018년 1만1천176건(43.4%)으로 집계됐다.

또 전문직이나 지식인이라고 생각되는 직업군에서도 보이스피싱 피해는 발생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보이스피싱(기관사칭형) 피해자는 의료인(6.4%), 교사(13%), 공무원(8%) 등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의 보이스피싱은 한국말이 미숙한 조선족들이 벌이는 범죄가 아닌,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도 깜빡 속을 만큼 진화했다”면서 “이러한 보이스피싱의 진화와 함께 경북지역은 고령비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아 관련 지식이 부족하거나 상황판단이 느릴 수 있는 노인층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보이시피싱 범죄를 줄이려면 수사기관과 언론 등에서 예방과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홍승철 선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고령화 시대로 갈수록 노인들을 노리는 보이스피싱이 활개를 칠 것인데, 이를 예방하려면 보이스피싱 예방에 대한 공익광고를 더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사회전반적으로 경각심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면서 “또 지자체와 수사기관 등이 지속적으로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을 방문해 보이스피싱에 대한 계도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