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그대로’ 박생광 회고전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그대로’ 박생광 회고전
  • 윤희정기자
  • 등록일 2019.06.10 20:09
  • 게재일 2019.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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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색 사용 강렬한 색채·수묵·채색 혼합
독창적 기법으로 가장 한국적 그림 창조
‘무속시리즈’ ‘토함산’ ‘해돋이’ 등 회화 82점
풍경·꽃·인도 여행 등 드로잉 80점 선보여
대구미술관, 10월20일까지

박생광作 ‘무속’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연‘진채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박생광(1904∼1985). 그는 한국 역사상 가장 한국적인 그림을 창조한 거장으로 그가 선보인 강렬한 색채의 그림은 박생광에게 새로운 한국화를 수립한 화가라는 명성을 안겼다. 그는 전통 채색화법인‘진채기법’을 이용해 토속적 주제인 무속과 불교, 명성황후 등 한국인의 심층적 세계관을 표현해 한국 채색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구미술관이 한국 색채미술의 거장 고(故) 박생광 작가의 삶과 작업세계를 되돌아보는 ‘거장(巨匠) 박생광’전을 오는 10월 20일까지 2, 3전시실에서 연다.

경남 진주 출생의 박생광은 21∼41세 일본유학, 71∼74세 2차 도일 등을 통해 일본과 한국이라는 두 나라 사이에서 문화의 이념적 갈등을 통해 ‘한국적 회화’를 정립시킨 작가라고 할 수 있다. 박생광 회화의 초기는 일본 유학의 영향으로 일본 화풍의 영향을 받았지만, 해방 후 한국화단의 무조건적인 채색에 대한 배척과 왜색화가라는 비난을 계기로 우리 전통문화에서 자신의 미술세계를 이루고자 투철한 예술 의지와 실험 정신으로 작업을 추구했다. 특히 1980년대 초반, 민화, 불화, 무속화 등에서 발견한 전통적 이미지를 화폭에 담았다. 오방색을 사용한 강렬한 색채와 수묵, 채색을 혼합한 독창적 기법으로 한국 화단에 새로운 바람과 충격을 불러일으킨 박생광은 생애 말 걸작을 쏟아내며 한국 채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의 작업세계는 크게 유학 시기, 모색 시기, 실험 시기, 독창적 화풍 정립 시기로 나눈다. 이번 전시는 독창적인 화풍을 찾기 위해 분투하며 다양한 실험을 시도한 시기에서부터 ‘그대로 화풍’ 전개시기까지 총 162점을 통해 작업 전개 과정을 한눈에 살펴본다.

‘그대로’는 박생광의 순 한국식 호이며, 인생 그대로, 자연 그대로, 예술 그대로라는 본연의 삶을 체험하고자 하는 뜻을 함축하고 있다. 그대로 화풍은 박생광만의 독자적인 채색화풍을 일컫는다.

특히 평소 잘 공개되지 않았던 드로잉을 다수 전시해 작가의 탐구정신과 조형 감각을 엿볼 수 있도록 연출했다. 또한 생전 에피소드, 작품세계 등을 담은 미술계 인터뷰 영상도 상영해 박생광의 작업세계를 폭넓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전시구성은 작가가 집중해서 그렸던 소재와 주제별로 변화 과정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토속적인 한국성과 무속성을 반영한 독창적인 작업을 재조명하고, 작가가 정립하고자했던 한국 정체성이 담긴 회화가 무엇인지 고찰한다.

2전시장 1섹션 ‘민화에서 찾은 소재’에서는 자연 속 소재인 동물, 꽃, 식물을 그린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섹션 ‘꽃과 여인, 민족성’은 그가 주로 그렸던 모란(1981), 이브2(1977), 단군(1970년대) 을 포함해 꽃과 여인, 민속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민족성의 연구’ 주제를 담은 3섹션에서는 ‘청담대사(1980년대)’, ‘토함산 해돋이(1980년대)’ 등 불교, 민속적 소재인 탈, 한국 전통적 소재들을 주제로 한 작품과 피리 부는 노인이라는 뜻의 ‘노적도(1985)’ 를 전시한다.

‘노적도’는 후두암 선고를 받고 생애 마지막으로 그린 그림이다. 미완성으로 끝난 작품 속 노인은 박생광 자신이다. 투병 중에도 대작의 역사 인물화를 그린 작가는 삶의 모든 한을 내려놓겠다는 의미로 작품 속에 자신을 해학적으로 담아냈다.

4섹션 ‘무속성에서 민족성 찾기’에서는 박생광의 1980년대 대표 작업인 무속 시리즈 중 13점을 소개한다. 작가는 기층민의 삶에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는 무속신앙에 집중하여 굿, 무당, 부적 등의 요소를 화면에 담았다. 이 시리즈를 통해 ‘그랑 팔레 르 살롱-85’에 초대되는 등 ‘게르니카’를 완성한 피카소에 비견되며 국제적으로 큰 조명을 받았다.

박생광  /대구미술관 제공
박생광 /대구미술관 제공

‘풍경과 드로잉’을 주제로 한 3전시장에서는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그린 풍경과 유물, 새, 동물, 풍경을 소재로 한 드로잉을 대거 전시하여 작가의 화풍 변화를 느껴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김혜진 학예연구사는 “박생광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에 있어 의미 있게 재해석 되어야만 하는 작가”라며 “전시와 더불어 대구오페라하우스와의 렉처 콘서트(7월 6일 오후 3시 대구미술관)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작가의 삶과 작업세계를 이해하는 시간을 마련한다”고 말했다. 관람료 성인 1천원, 어린이 청소년 700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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