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가닥을 잡았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LG화학은 지난 7일 경북도와 구미시가 제시한 구미형 일자리 투자 유치제안서를 전달받고 그 자리서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양측은 앞으로 구체적인 실무협상을 진행해 이달 중 정식 협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구미형 일자리는 노사 상생협력의 모델인 광주형 일자리에 이어 국내서는 두 번째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성사여부가 특별히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사업은 기업은 비교적 낮은 임금을 주는 대신 부족한 임금을 정부와 지자체가 복리후생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보존해 주는 일자리 정책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델이 전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적 관심이 크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투자 제안서를 통해 부지 제공, 세금감면, 인력확보 방안 및 채용지원 등의 복지관련 계획을 LG화학에 전달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 공장 건설로 화답함으로써 지역에서 일자리 창출의 기대감을 높게 했다는 점이 매우 고무적이다. 앞으로 진행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대기업의 이탈과 경기침체로 심각한 경제 위기를 맞고 있는 구미의 입장에서는 경제 회생의 호기를 맞게 된 셈이다. 유례 없는 가동률 하락과 SK하이닉스 반도체 유치 실패에 대한 상실감 등으로 허탈해 있는 구미지역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다.

LG화학이 투자키로 한 양극재는 배터리의 4대 소재 가운데 배터리 용량과 출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전체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비중 있는 분야의 배터리 사업이다.

미세먼지 문제 등 향후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면 시장의 확장성도 매우 좋은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투자 규모가 수천억 원에 달해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외국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는 공장을 노사상생 모델을 통해 국내 투자로 돌렸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지역단위에서 또 다른 벤치마킹이 일어나야 할 만큼 고무적 결과라 할 수 있다.

이젠 구미형 일자리 사업이 제대로 안착하기 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끌어냈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모델을 잘 연구해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

광주형 일자리는 사회적 합의 통해 노사는 물론 지자체와 지역사회 구성원간의 이해충돌을 하나하나 풀어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훌륭한 사례다. 정부와 지자체가 얼마나 관심을 가져주느냐가 사업 성공의 중요한 관건이 된다. 노사민정의 합의를 이끌고 지역경제가 실질적으로 이득을 보는 효과를 내는데 행정의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일자리 절벽시대에 만들어 가는 구미형 일자리사업이 과실을 거둘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